당기순손실 217억원으로 4배 이상 확대
롯데·신세계 백화점 등 경쟁사는 2025년에도 고공행진
한화갤러리아 2027년부터 6년간 명품관 투자…올해도 실적 빨간불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삼남 김동선 미래비전총괄(부사장)이 이끄는 한화 유통 부문이 경쟁사 대비 부진한 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백화점 본업보다 식음료(F&B) 등 신사업에 무게를 둔 전략이 본업 경쟁력 약화와 수익성 악화로 되돌아왔다는 평가다. 뒤늦게 백화점 강화에 나선 가운데 새해 반등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갤러리아는 올해도 지난해 하락세를 벗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3분기 누적 매출은 38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억원으로 66.9% 급감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은 217억원으로 4배 이상 확대됐다.
외형 성장은 본업이 아닌 F&B 덕분이다. 갤러리아백화점 3분기 누적 매출은 3311억원으로 6.9% 줄었고, F&B 매출은 797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전체 매출에서 백화점 비중은 2년 만에 99%에서 80.6%로 낮아졌다.
이는 주요 백화점과 대비된다. 롯데백화점은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2707억원으로 22.9% 증가했고, 현대백화점도 2559억원으로 4.4% 늘었다. 신세계백화점은 강남점 리뉴얼 투자 영향으로 이익은 소폭 줄었지만 외형 성장을 이어갔다. 매출과 이익이 동반 감소한 곳은 갤러리아가 유일하다.
업계에서는 백화점 경쟁력 강화에 소극적이었던 점을 원인으로 꼽는다. 경쟁사들이 간판 점포 중심의 공간 혁신과 '타운화' 전략을 고도화하는 동안 갤러리아는 상대적으로 움직임이 더뎠다는 평가다. 온라인 중심으로 유통 환경이 재편되며 오프라인 수요가 상권 내 핵심 점포로 쏠리는 흐름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실제 경쟁사들은 올해 간판 점포를 중심으로 성과를 냈다. 신세계의 경우 전국 1위 강남점이 11개월 만에 매출 3조원을 돌파하며 성장을 이어간 데다 대전 아트앤사이언스가 새롭게 1조원 클럽에 가입했다. 현대백화점은 판교점이 매출 2조원 클럽에 안착했고 롯데백화점은 잠실점이 5년 연속 평균 15%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갤러리아백화점의 경상판매액 기준 시장 점유율은 6.4%에 그친다. 2022년 8% 선이 무너진 이후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미 2023~2024년에는 명품관을 포함한 전 점포 매출이 역성장했다. 올해도 명품관 일부 회복에도 불구하고 지방 점포들은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새해에도 비슷한 양상이 예상된다. 명품관이 하반기 들어 웨스트관 리뉴얼 효과를 보기 시작했지만 지방 점포인 타임월드점, 광교점, 센터시티점, 진주점은 여전히 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세계 대전 아트앤사이언스점, 현대백화점 판교점 등 경쟁사 간판 점포에 수요가 쏠리면서 이탈을 막기가 쉽지 않다는 평가다.
한화갤러리아는 반전을 위해 오는 2027년부터 6년간 간판 점포인 명품관에 9000억원을 투입하는 대규모 투자 계획을 내놨다. 김 부사장이 본업 경쟁력 회복을 통해 하락세를 멈추고 반등의 계기를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명품 브랜드 유치, 차별화된 F&B를 선보이는 경쟁사 대비 갤러리아 백화점 투자는 다소 뒤쳐진 측면이 있다”며 “유통 부문을 승계하는 김 부사장이 추진력을 발휘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