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도구 넘어 의사결정 주도
대화형+자동 실행 핵심 전략
플랫폼 기업 서비스 영역 확장
물류 기업은 '피지컬 AI' 경쟁
2026년은 플랫폼과 유통, 물류 전반에서 '인공지능(AI) 에이전트 시대'가 본격화하는 기점이 될 전망이다. 검색·추천을 넘어 실행까지 맡는 AI가 일상 서비스 전면에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인간을 대신해 사고(思考)하는 AI가 '보조 도구'를 넘어 산업 전반의 의사결정과 실행을 주도하는 핵심 기술로 자리잡을 것으로 점쳐진다.
플랫폼 기업들은 대화형 인터페이스와 자동 실행 기능을 결합한 AI 에이전트를 핵심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커머스 영역에서는 소비자 개개인에 최적화된 구매 시나리오를 설계하는 초개인화 경쟁이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플랫폼 업계, 'AI 에이전트' 전면에
주요 플랫폼 기업은 올해 'AI 에이전트'를 핵심 서비스로 내세운다.
네이버는 사용자 맞춤형 통합 AI 에이전트인 '에이전트 N'을 핵심 전략으로 삼는다. 에이전트 N은 네이버 서비스 전반의 데이터와 기술 인프라를 하나로 통합한 개념이다.
우선 1분기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애플리케이션(앱)에 쇼핑 에이전트를 적용한다. 통합검색 옆의 별도 탭에서 대화형으로 질의하고 실행까지 할 수 있는 'AI탭'을 선보인다. 이외 플레이스, 모빌리티 등 다양한 분야에서 네이버의 AI 에이전트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카카오는 핵심 서비스인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AI 에이전트를 구현한다. 현재 카카오톡에는 별도 앱 없이 오픈AI 챗GPT를 이용할 수 있는 '챗GPT 포 카카오'가 적용됐다. 카카오맵, 카카오톡 예약하기, 선물하기, 멜론 등과 연동하는 '카카오 툴즈'도 접목했다. 올해는 카카오T 등 다른 핵심 서비스와 추가로 연동한다. 온 디바이스 AI 서비스 '카나나 인 카카오톡'도 정식 서비스로 선보인다.
카카오는 AI 에이전트 시대 표준 프로토콜로 주목받는 모델 콘텍스트 프로토콜(MCP)도 추가로 확대한다. 지난해 MCP 기반 개방형 플랫폼인 '플레이MCP'를 선보인 데 이어 올해 MCP를 바탕으로 다양한 외부 서비스를 연결한다.

배달의민족(배민), 당근, 번개장터, 원티드랩, 사람인 등 다른 플랫폼 기업도 AI 에이전트 구현에 집중한다.
배민은 주문·배달 전 과정에 AI를 결합해 이용자 취향과 상황에 맞춘 메뉴 추천, 주문 자동화, 배달 경로 최적화 등을 고도화한다. 당근, 중고나라, 번개장터 등 중고거래 플랫폼은 AI 적용 범위를 넓힌다. 이들 플랫폼은 상품 등록부터 가격 책정, 거래 매칭, 사기 탐지까지 전 과정을 AI가 보조하는 구조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HR 플랫폼에서도 AI 에이전트 도입을 본격화한다. 원티드랩, 사람인, 잡코리아, 잡플래닛 등은 채용 공고 추천을 넘어, 이력서 분석, 직무 적합도 평가, 커리어 경로 제안까지 아우르는 '커리어 에이전트' 고도화에 집중한다.
◇'AI 에이전트', 커머스를 바꾼다
신세계·롯데·현대백화점 등 전통 유통 기업은 물론 쿠팡·네이버·컬리 등 온라인 플랫폼들은 최적의 구매 경험을 제안하는 AI를 개발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AI가 개별 소비자에게 맞는 서비스와 소비 시나리오를 설계하는 '초개인화' 단계 진입을 염두에 둔 행보다.
AI 에이전트 커머스 전환은 오프라인 유통사에 위기이자 기회로 작용한다. AI는 데이터 축적량과 거래 빈도, 물류 통제력이 높을수록 정교해진다. 백화점·대형마트·편의점 등 오프라인 유통 기업들은 방대한 데이터를 보유하고도 표준화·생산성 한계로 이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다. 그 사이 AI 도입에 적극적인 e커머스가 주도권을 가져갔고, 연 매출 7조원 규모의 대형마트 2위 홈플러스는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선 것은 상징과도 같다.

새해부터는 오프라인 유통의 반격이 본격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마트, 현대백화점, GS리테일 등 주요 유통사들이 차세대 전사적자원관리(ERP) 도입과 데이터 표준화를 통해 AI 활용 기반을 충분히 구축했기 때문이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발생하는 구매·동선·체류 데이터에 AI를 접목할 경우 새로운 커머스 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른바 'C커머스'는 올해 AI와 글로벌 시장에서 확보한 데이터베이스(DB) 앞세워 국내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 등은 AI 기반 추천 알고리즘과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한국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물류 산업 전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선택과 결제가 자동화될수록 경쟁력의 초점은 얼마나 빠르고, 저렴하며, 안정적으로 상품을 이동시키느냐로 수렴하기 때문이다.
물류 산업에서도 AI 중심 재편이 가속화되고 있다. 수요 예측부터 재고 배치, 분류·포장·배송까지 전 과정을 알고리즘이 통제하는 자동 운영 물류가 확산하는 추세다. 드론 피킹, 자율주행 로봇 운송 등 무인 시스템은 이미 실증 단계를 넘어 상용화 국면에 접어들었다.

CJ대한통운, 쿠팡 등 주요 물류 기업들은 소프트웨어를 넘어 하드웨어 영역까지 AI 적용을 확대하고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 자율주행 운반차에 적용되는 '피지컬 AI' 도입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는 “2026년은 AI 쇼핑의 원년으로서 구매 과정 모든 단계에 AI가 관여하는 모습이 점차 현실화할 것”이라면서 “AI가 인간보다 쇼핑 관여도가 높아지면서 유통 산업에도 '롱테일 효과'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 손지혜 기자 jh@etnews.com, 강성전 기자 castlekan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