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위원회가 금융회사의 '포용금융최고책임자(CIFO)' 제도화에 속도를 낸다. 포용금융을 경영진이 직접 책임지는 상시 경영과제로 금융회사 내부에 정착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는 '포용금융 전략 추진단'을 통해 CIFO 도입방안을 구체화하고 있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 5월 CIFO 지정을 포용금융의 항구적 제도화를 위한 지배구조 개선 과제로 공식화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위가 금융지주사에 CIFO 도입을 권고 중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당국이 정책 과제로 추진하는 만큼 사실상 도입을 피하기 어렵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제도 설계 범위도 윤곽을 드러냈다. 금융위는 CIFO의 거버넌스와 주요 업무, 내부통제 반영 방안, 포용금융 종합평가와의 연계 등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기존 금융소비자보호 체계와의 정합성도 공식 논의과제로 올렸다. 검사·제재와 임직원 면책, 향후 법제화 방향도 검토 대상이다.
금융권의 고민 중 하나는 기존 조직과의 업무·책임 중복이다. 이미 금융소비자보호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상생금융 등을 담당하는 조직이 있는 만큼 CIFO의 업무범위를 어디까지 설정할지가 쟁점이다. 금융위가 CIFO와 기존 금융소비자보호 체계 간 정합성을 별도로 살펴보는 것도 이 같은 문제와 맞닿아 있다.
위험관리 부문과의 충돌 가능성도 제기된다. CIFO가 포용금융 확대를 담당하면 연체율과 자산건전성, 자본비율 등을 관리하는 최고위험관리책임자(CRO)와 목표가 엇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 임원이 CIFO를 겸하면서 직책이나 소관 업무가 변경될 경우 책무구조도를 다시 손봐야 할 가능성도 금융권의 부담으로 거론된다.
구체적인 운영기준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별도 임원을 둘지 기존 임원이 겸직할지, 기존 조직과 업무를 어떻게 나눌지 등도 향후 제도 설계 과정에서 구체화할 전망이다. 금융위는 월 1~2회 논의를 이어가며 마련된 방안을 차례대로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에서는 하나금융이 가장 먼저 움직였다. 하나금융은 지난 5일 이승열 부회장을 그룹 CIFO로 선임했다. 금융권에서 CIFO 직책을 공식적으로 둔 첫 사례다. 그룹 차원의 포용금융 핵심성과지표(KPI) 체계 마련도 검토하고 있다.
반면 하나금융을 제외한 KB·신한·우리·NH농협금융은 CIFO 도입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포용금융 업무는 기존 조직을 통해 추진하면서 금융당국의 세부 제도 설계를 지켜보는 모습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제도의 실효성을 확보하려면 기존 소비자보호·위험관리 조직과 업무 경계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며 “CIFO의 권한과 책임 범위가 구체화되는 시점에 주요 금융지주의 인선과 조직개편 논의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