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를 포함한 K콘텐츠를 글로벌 시장에 유통할 수 있는 FAST(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 플랫폼 구축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지난 20여 년간 축적해온 국내 미디어 사업 노하우를 해외사업에 이식하겠습니다.”
김태훈 LG유플러스 광고커머스사업단장(상무)은 “유료방송 시장이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K콘텐츠와 K테크로 글로벌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실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LG유플러스는 올해부터 해외에서 한국프로야구(KBO)리그 중계를 LG전자 스마트TV에 탑재된 FAST인 'LG채널'을 통해 무료로 제공한다. KBO가 FAST 채널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 실시간으로 송출되는 최초 사례다. 현재 송출 국가는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싱가포르, 일본 등이다. 향후 네덜란드, 영국, 아일랜드를 포함한 유럽 주요 7개국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7일 기준 LG채널 KBO 라이브 송출 전 대비 시청시간은 약 3500%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송출 보름만에 분당 최대 시청자 수는 1300명을 돌파했다. 하루 최대 접속자수도 25만명을 넘어섰다.
김 상무는 이번 성과가 국내 기술 기업과의 협업 덕분이라고 밝혔다. KBO 해외 중계권을 보유한 스포츠 마케팅사 '지애드스포츠'와 협업을 통해 콘텐츠 공급 기반을 마련했고, AI 더빙 기술을 보유한 '허드슨AI', AI 기반 광고 기술을 제공한 '캐스트이즈'와도 손을 잡았다.
김 상무는 “AI 더빙은 생중계의 글로벌화에 핵심적인 기술”이라며 “허드슨AI와 현지 네이티브들의 피드백을 6개월 이상 반영해 뉘앙스와 야구 전문용어에 최적화된 더빙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전히 사람의 손이 많이 필요한 영역이 있지만, AI 기반 자동 편성 등 기술을 통해 완전한 자동화를 실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LG유플러스는 KBO 중계를 시작으로 K스포츠의 글로벌화를 본격화할 방침이다. 김 상무는 “LG유플러스는 앞으로도 지애드스포츠와 협력해 추가적인 해외 FAST 채널 론칭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채널뿐만 아니라 플랫폼 확대에도 속도를 낸다. LG전자는 물론 TCL, FLS, 온디맨드 코리아, 어메이시안 TV 등 글로벌 FAST 사업자들과의 제휴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이를 통해 현재보다 10배 이상 많은 시청 트래픽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시청료가 따로 없는 FAST는 궁극적으로 광고와 커머스로 수익을 창출한다. LG유플러스는 향후 국내 기업의 해외 광고 파트너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김 상무는 “K콘텐츠로 K뷰티, K패션 등에 대한 글로벌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향후 광고·커머스 기능을 강화해 국내 기업이 전 세계 시청자와 만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권혜미 기자 hyemi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