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진출 3년차를 맞은 테무가 시장 공략에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한국 e커머스 셀러 모집에 이어 물류 거점까지 확보하면서 본격적인 시장 공략을 예고했다. 막대한 자본력을 앞세운 테무의 상륙은 토종 e커머스에 큰 위기로 다가온다. 전자신문은 3회에 걸쳐 테무의 한국 시장 전략을 진단하고 테무 직진출이 국내 유통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조망한다.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C커머스 규제 형평성 문제까지 종합 진단한다. <편집자주〉

아파트 대단지가 즐비한 김포한강신도시와 수도권제2순환고속도로 사이에는 멀리에서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방대한 대형물류센터가 자리한다. 도시 외곽에 위치한 여느 대형 물류센터와 달리 아파트 단지와 맞닿은 이곳은 테무의 국내 첫 물류 거점이다. 수도권제2순환고속도로 인근에 위치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전 지역 접근성이 좋은 입지다.
한국에 이렇다할 관리조직조차 없는 테무가 수도권 대형 물류 거점을 확보하며 한국 시장 공략을 서두르고 있다. 수도권 익일배송 체계를 구축해 단숨에 국내 e커머스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막대한 자본력을 앞세운 테무 침공이 예고되면서 e커머스 업계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앞서 전자신문은 지난달 해당 물류센터를 직접 찾은 바 있다. 방대한 크기와 도심 인근 입지만으로도 수도권 공략 가속화에 대한 의지가 읽혔다. 센터 전면에는 중국계 물류 대행사 로고가 크게 붙어있었다.
업계에서는 익일배송을 염두에 둔 행보로 보고 있다. 물류센터 입지와 규모를 고려했을 때 해당 물류센터를 통한 익일배송 서비스 도입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전문성을 갖춘 국내 물류사 롯데글로벌로지스에 운영을 위탁한 점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테무는 미국·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서도 현지 물류 거점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해나갔다. 테무는 지난 2023년 미국 내 판매자를 모집할 당시 판매자에게 미국 내 물류센터 재고 보관을 지원하는 '현지 재고 프로그램'을 도입한 바 있다. 유럽에서도 지난해 말부터 현지 물류센터를 본격 운영하기 시작했다. 한국에서도 물류 거점에 상품을 쌓아두고 판매하는 전략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
테무 비즈니스 모델은 수요를 확인한 후 최저가 입찰을 통해 상품을 대량 주문하는 방식으로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국내 시장에서도 수요를 파악한 이후 막대한 자본력과 대형 물류 거점을 앞세워 대규모 직매입에 나설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만약 해당 물류센터를 테무 물량으로만 채운다면 단일 물류센터로는 상당한 수준”이라며 “인천·평택이 아닌 김포라는 입지를 고려하면 직구 시장보다는 수도권을 커버하는 물류 거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같은 테무 행보는 한국 시장 진출 속도를 한 차원 높이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지난 2023년 8월 한국 시장에 진출한 테무는 지난달 한국 직진출을 선언하고 국내 셀러 모집에 나선 바 있다. 불과 1년 7개월 만에 셀러, 물류 거점을 동시에 확보하며 본격적인 경쟁 체제를 갖춘 셈이다.
같은 중국 e커머스(C커머스) 알리익스프레스의 경우 지난 2019년 한국어 사이트 개설 이후 오픈마켓 '케이베뉴'를 통해 국내 셀러를 모집하기까지 4년이 걸렸다. 아직까지 국내 물류 거점은 없으며 상반기 중 관련 계획을 밝히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테무가 유례없는 속도로 한국 공략을 서두른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 갈등을 배경으로 꼽고 있다. 미국이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동시에 직구 규제를 강화하면서 대체 시장으로 한국이 부상했다. e커머스 친화적인 소비 성향과 배송 환경 등이 매력적으로 다가왔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는 “초저가 공산품을 앞세운 C커머스가 익일배송 서비스까지 갖춘다면 이전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 펼쳐질 수 있다”며 “점유율 확보를 위한 C커머스발 온라인 유통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 김포(경기)=강성전 기자 castle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