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값 11년째 제자리…건강보험 재정 압박 커진다”

현행 담배 가격이 변화한 흡연 환경과 사회적 비용 증가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015년 이후 가격이 동결되면서 흡연으로 발생한 의료비를 건강보험 재정이 떠안는 구조가 고착화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흡연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매년 증가하고 있는 반면 담배 판매를 통해 확보하는 재원은 감소하는 추세다.

질병관리청의 '흡연 기인 사망 및 사회·경제적 부담 산출 연구(2025)'에 따르면 지난 2023년 기준 직접 흡연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은 14조9517억원이다. 전년 대비 약 9% 증가했다.

연도별 사회경제적 비용은 2020년 12조8912억원, 2021년 12조9754억원, 2022년 13조6316억원, 2023년 14조9517억원으로 4년 연속 증가했다. 흡연으로 인한 만성질환 환자가 늘면서 관련 비용이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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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의료비 부담도 빠르게 늘고 있다. 2023년 흡연으로 인한 총 직접비 5조8087억원 중 의료서비스 이용비는 5조3388억원이다. 전년 대비 10% 이상 증가했다.

반면에 흡연 관련 재원은 줄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2024 회계연도 국민건강증진기금 수입지출결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담배에서 거둬들인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은 약 3조2000억원이다. 흡연으로 발생한 의료서비스 이용비와 비교하면 2조원 이상 적다.

재원 감소 흐름은 더욱 뚜렷하다. 기획예산처 '2025년도 부담금운용종합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담배 반출량 감소 영향으로 국민건강증진부담금 수입은 전년 대비 2795억원 줄었다. 담배 판매 감소에 따라 건강증진기금 재원 기반 자체가 약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24년까지 최근 11년간 직·간접 흡연으로 인한 건강보험 의료비 지출은 약 41조원이다. 지난해만 약 4조6000억원의 흡연 관련 의료비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 가운데 80% 이상을 건강보험이 부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담뱃값은 2015년 2500원에서 4500원으로 인상된 이후 11년째 동결 상태다. 같은 기간 물가와 소득 수준이 크게 상승했지만 담배 가격은 사실상 제자리다. 실질 가격은 지속적으로 낮아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담배 소비를 줄이기 위한 핵심 정책으로 가격 인상을 권고하고 있다. WHO는 '3 by 35' 전략을 통해 2035년까지 담배 가격을 최소 50% 인상할 것을 각국에 제안한 상태다.

전 금대한금연학회장 김현숙 신한대 간호대 교수는 “담뱃값 인상은 가격에 민감한 청소년과 저소득층의 흡연율 감소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면서 “우리나라 담뱃값을 OECD 국가 평균인 1만원으로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희석 기자 pionee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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