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험업계 특허로 불리는 배타적사용권 주도권이 손해보험업계서 생명보험업계로 넘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 업권이 모두 다룰 수 있는 제3보험 영역에서 경쟁이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27일 전자신문이 생·손보협회 배타적사용권 공시를 취합한 결과 올해 생보업권에선 15건, 손보업권에선 9건 배타적사용권이 승인됐다. 지난 수년간 배타적사용권을 손보업계가 주도해 왔다는 점과 비교하면 대비되는 결과다.
배타적사용권은 독창적인 보험서비스와 상품에 부여하는 한시적 독점 판매 권한으로, 소위 '보험특허'로 여겨진다. 생명·손해보험협회 신상품심의위원회는 혁신 보험상품을 개발한 회사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일정 기간 다른 보험사가 동일·유사한 보험상품을 판매할 수 없도록, 배타적사용권을 부여하고 있다.
생보업계과 손보업계 배타적사용건 획득 건수는 각각 △2023년 7건, 13건 △2024년 10건, 23건 △2025년 14건, 39건으로 격차가 지속해서 확대돼왔다. 다만 올해(생보 15건, 손보 9건)는 역전이 발생했다.
업계는 제3보험에서 시장 경쟁이 거세지면서 보험상품 혁신 가늠자로 꼽히는 배타적사용권 경쟁 구도가 역전됐다고 보고 있다. 올해 흐름이 뒤집힌 배경에는 생보사의 제3보험 확대 전략이 꼽힌다. 제3보험은 생보사와 손보사 모두가 다룰 수 있는 영역으로, 질병·상해·어린이·치매·간병 등 건강보험이 대표적이다.
실제 저출생·고령화와 함께 생보사 주력 상품이던 종신보험에 대한 인기가 떨어지면서, 대다수 생보사들이 건강보험과 간병·치매·암보험 등 보장성 상품으로 체질 개선에 나선 상태다. 더욱이 지난 2023년 도입된 새 국제 회계기준(IFRS17)에선 제3보험이 종신보험보다 수익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손보사 영역이던 건강·상해보험 시장에 생보사가 진입하면서 질병 진단뿐 아니라 치료 과정과 예후 관리, 검사기법까지 보장을 세분화한 특약 경쟁도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올해는 혁신 보험상품 개발에서 생보사가 앞서 나가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생보사의 우위가 일시적 현상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근 5세대 실손보험 개편과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 등 손보사들에게 신상품 개발보다 기존 상품 손해율 관리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올해는 대내외적 환경 변화가 커 전체적으로 기존 상품 보완과 손해율 관리에 집중하는 분위기”라며 “생보사들이 제3보험 상품군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도 배타적사용권 역전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 말했다.
한편 보험연구원은 IFRS17에서 무위험수익률을 적용할 경우 저축성 상품 보험계약마진율이 1.2%라고 분석한 바 있다. 보장성 상품에선 종신보험이 9.7%, 건강보험(제3보험)은 19.1% 마진율을 기록했다. 같은 금액으로 보험을 판매해도 마진에서 차이가 발생하기에 제3보험 중심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의미다.

박진혁 기자 spark@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