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내부 긴장이 완전히 풀린 것 같습니다”
최근 만난 삼성전자 전직 임원이 내부 사정을 바라보며 한 말이다.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일부 직원의 주거 지원금 부정 수급 의혹과 노조 지도부 특혜 논란 등 잡음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AI) 반도체 특수로 삼성전자 실적은 분기마다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내부 통제 시스템과 긴장감은 외형 성장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DS부문 대규모 성과급 합의안 타결 이후 들뜬 분위기가 형성됐고, 내부 기강이 흔들린다는 목소리가 들린다. 여기에 디바이스경험(DX) 부문 노조의 대규모 집회와 사업부 간 보상 격차를 둘러싼 갈등까지 겹치면서 조직 전반 결속력도 약화되는 모양새다. 성과 보상에 대한 이견이 사업부 간 갈등을 넘어 조직 내 각자도생을 초래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시대가 바뀌면서 조직 분위기가 달라지는 건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그러나 규율이 흔들리고 도덕 불감증까지 나타나는 문제를 과도기적 현상으로 치부하긴 어렵다. 최근 일련의 잡음은 그간 삼성을 글로벌 기업으로 견인한 내부 관리 체계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다는 걸 단적으로 보여준다.
글로벌 경영 환경 불확실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AI 반도체 경쟁은 치열해지고, 대외 통상 압박과 공급망 재편 등 구조적 리스크도 상존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외형 성장에 안주해 내부 균열을 해소하지 못한다면 어렵게 끌어올린 사업 경쟁력마저 단기간에 흔들릴 수 있다.
삼성전자에 필요한 건 내부 조직을 재정비하고 기강을 다잡는 일이다. 경영진과 구성원 모두 화려한 실적과 성과급 뒤에 숨은 위험을 경계하고, 조직 본연의 긴장감과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거센 외부 풍랑보다 무서운 건 내부 정체와 균열이다. 단단한 조직 결속과 내실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삼성전자의 글로벌 초격차도 사상누각에 그칠 수밖에 없다.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