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 AI에게 일을 맡기는 신인류…'호모 에이전티쿠스'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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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이 주최하는 CAIO 서밋 2026이 'AI-Native Enterprise : 에이전트, AI오케스트레이션, 그리고 기업 혁신의 재정의'를 주제로 18일 서울 강남구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렸다. 김지현 SK수펙스 AI위원회 부사장이 'AX 전략에 담겨야 할 3개의 핵심 요소'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생각하고 판단하는 인간 '호모 사피엔스', 도구를 만들고 사용하는 인간 '호모 파베르', 놀이하는 인간 '호모 루덴스'처럼 인간은 그 시대를 살아가는 방식에 따라 새롭게 정의됐다.

최근 인공지능(AI)이 실제 행동과 업무를 수행하는 에이전틱 AI 시대로 진화하면서 인간의 정의도 달라지고 있다. AI에게 질문하고 답을 얻는 '호모 프롬프투스'를 넘어, AI에게 무엇을 맡길지 결정하고 행동을 검증하는 '호모 에이전티쿠스(Homo Agenticus)'의 등장이다. 미국 UC샌타바버라의 폴 레오나르디 교수가 지난해 국제학술지 '인포메이션 앤드 오거나이제이션'에 발표한 논문에서 명명한 개념이다.

전자신문은 창간 44주년을 맞아 'AI 신인류 리포트'를 주제로 AI 변혁기를 겪는 인류의 현재와 미래를 점검했다. 창간 34주년이었던 지난 2016년 '4차 산업혁명 시대 신인류'를 화두로 던진 지 꼭 10년 만이다. 당시 AI와 로봇, 자율주행차 같은 기술 진보가 인간의 삶을 어떻게 바꿀지가 주요 관심사였다면, AI가 실제로 행동하기 시작한 지금은 AI에게 무엇을 위임하고 어떻게 통제하며 책임질지가 과제로 떠올랐다.

지난 18일 서울 삼성동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서 전자신문 창간 44주년 기념행사로 열린 'CAIO 서밋 2026'에서도 이 같은 변화가 집중 조명됐다. 주요 기업 최고인공지능책임자(CAIO)들은 AI 에이전트와 인간의 역할을 어떻게 다시 정의할 것인지를 화두로 던졌다.

임은영 LG CNS 담당은 “에이전틱 AI가 기업에서 작동하려면 AI가 잘못된 행동을 했을 때 되돌릴 수 있는지, AI의 행동을 누가 승인하고 결과에 대한 책임을 누가 질 것인지 '권한, 승인, 로그, 롤백'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AI가 스스로 업무를 수행할수록 사람은 목표 제시와 승인·검토에 집중하게 된다”고 예상했다.

호모 에이전티쿠스의 변화는 개발 현장에서 이미 구체화하고 있다. AI가 직접 코드를 생성하는 시대를 맞아 인간 개발자의 업무는 AI가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설계하고 결과를 검증하는 방향으로 옮겨가고 있다. 우수연 IBM 전문위원은 “에이전트 AI가 대두되면서 더 이상 개발자들은 코드 단위 작업이 아니라 어떻게 작업을 이어갈지 루프와 하네스를 설계하고 어떻게 검증할지 계획을 세우는 쪽으로 초점이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의 업무 프로세스와 일하는 문화 자체를 다시 설계해야 하는 일도 중요하다. 기업 경쟁력이 데이터와 의사 결정 구조를 AI 중심으로 잘 설계했느냐에 따라 갈라지는 만큼 이를 책임지는 기업 CAIO의 역할이 더욱 커진다.

김지현 SK수펙스 AI 위원회 부사장은 “기존 챗봇이 개별 '태스크'를 대신했다면 에이전트는 일 자체를 대신해 우리의 동료가 될 수 있다”면서 “빨라진 업무 속도를 유지하면서 성과를 창출하려면 업무 체계와 일하는 방식의 변화, '워크플로우 리디자인'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하정우 국가AI전략위원회 부위원장도 “AI 대전환을 위해 기술과 현장을 이해하며 경영진·개발자·현업 조직을 연결하고 AI를 실제 기업 성과로 만들어내는 CAIO 역할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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