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감축은 더딘데 AI 전력은 급증…석탄화력 '안보전원' 과제

지난해 온실가스 0.9% 감소 그쳐…전력부문은 0.2% 증가
2040년 석탄 21기 조기폐지 추진하면서 최대 10기 비상전원 검토
NDC 감축경로 부담에도 AI·반도체 전력수요·재생e 변동성 대응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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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에너지환경부가 18일 서울 한전 남서울본부에서 개최한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7차 공개토론회'에서 패널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 출처 : 기후부

정부가 2040년 석탄발전 폐지를 추진하면서도 최대 10기의 석탄화력을 비상용 '안보전원'으로 남기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와 안정적인 전력수급을 함께 달성하는 것이 과제로 떠올랐다. 온실가스 감축 속도를 높여야 하지만 인공지능(AI)·반도체 등 첨단산업 전력수요 급증과 재생에너지 변동성에 대비할 안정적인 전원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소속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는 2025년도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잠정 추계한 결과 총배출량이 6억8571만톤으로 집계됐다고 20일 밝혔다. 2024년 잠정배출량보다 610만톤(0.9%) 감소했다. 파리협정에 따른 새로운 국제 통계기준인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2006 지침'을 적용한 결과다. 2023년과 2024년 각각 2.1%, 2.2%였던 전년 대비 감소율은 지난해 0.9%로 둔화했다.

특히 전력부문 배출량은 2억2043만톤으로 전년보다 0.2% 증가했다. 2024년에는 5.3% 감소했지만 1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전체 발전량은 전년과 같고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8.5% 늘었지만 원전 정비·정지일수 증가로 원전 발전량이 2.2% 감소했다. 이를 메우는 과정에서 석탄발전은 2.2%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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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온실가스 배출량 추이(2006 IPCC 지침 기준) . 자료 출처 : 기후에너지환경부

문제는 앞으로다. 18일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7차 공개토론회에서는 2040년 이후에도 설계수명이 남는 석탄발전 21기를 2037~2039년 조기폐지하되, 최대 10기를 안보전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평상시 발전시장에서는 퇴출하면서도 전력수급 위기 등에 대비해 재가동 가능한 상태로 보존하는 방식이다. 아직 12차 전기본에 확정된 정책은 아니다.

안보전원이 필요한 배경에는 향후 급증할 전력수요가 있다.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등 대규모 전력수요가 늘어나는 동시에 태양광·풍력을 중심으로 재생에너지 비중도 빠르게 확대해야 한다. 장마나 흐린 날씨 등 기상여건에 따라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크게 떨어질 경우에도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안전판이 필요하다.

그러나 석탄 안보전원이 실제 가동되면 NDC 이행에는 부담이다. 정부가 마련한 204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의 법적 범위는 2018년 대비 최소 69% 이상에서 80% 수준이다. 지난해 배출량은 2018년보다 11.4% 감소한 수준이며, 당장 2030 NDC를 달성하기 위해서도 2030년까지 1억4900만톤을 추가 감축해야 한다.

결국 관건은 '10기'라는 숫자보다 실제 가동 조건이다. 안보전원으로 지정해 보존만 하면 직접적인 온실가스 배출은 발생하지 않지만, 전력수요 급증이나 재생에너지 발전량 감소 때마다 반복적으로 가동하면 감축 부담은 커진다. 지난해 원전 발전 감소분을 석탄이 일부 메우면서 전력부문 배출량이 증가한 사례가 이를 보여준다.

12차 전기본은 탈석탄과 전력안보를 동시에 풀어야 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석탄화력 안보전원의 가동 요건과 기간을 얼마나 엄격하게 제한하고, 그 사이 재생에너지와 원전,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대체 전원을 얼마나 신속하게 확보하느냐가 AI 시대 전력공급과 2040년 온실가스 감축경로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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