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이재명 대통령 기자회견 하루 만인 19일 자진사퇴했다. 전날 기자회견에서 연임·공소취소·전쟁 파병 등을 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남기며 각종 논란에 정면돌파를 선택한 이 대통령은 김 후보자의 사퇴로 정치적 부담을 한층 덜어낸 모습이다.
물론 인사를 둘러싼 고민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이제 관건은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의 임명 여부다. 앞서 청와대는 검찰 출신인 김 후보자를 초대 중수청장 후보자로 지명한 뒤 국회에 인사청문회를 요청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추미애 경기도지사, 김용민 의원 등 당내 강경파가 김 후보자의 과거 이력을 문제 삼아 거세게 반발하면서 중수청장 인선이 지지층내 갈등을 키우는 기폭제로 떠올랐다.
일단 청와대는 당내 반발 이후 추가 검증을 지시한 상태다. 다만 초대 중수청장인 만큼 수사 능력이 검증된 인물이 조직을 이끌어야 한다는 반론도 있다. 과거 판사 출신 초대 처장이 이끈 공수처가 출범 초기 수사 역량과 성과를 둘러싼 논란을 겪었던 만큼 신설 수사기관의 전문성과 조직 안착을 우선해야 한다는 취지다. 또 인사청문회 도입 취지에 맞춰 김 후보자가 직접 수사 역량과 검찰개혁에 대한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힐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일각에서는 추 지사 등이 지난 전당대회를 거치며 확인된 당내 반명(반 이재명) 세력을 결집해 당내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계산 아래 인선 반대 목소리를 일부러 키우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정봉주 더불어민주당 기획특보는 지난 15일 민주당 공식 유튜브인 민주당TV 민티07에서 추 지사를 향해 “(김 후보자를 이유로 이 대통령을 향한 비판은) 본인이 살아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한 자기 정치의 한 방편에 불과하다. 텔레그램·문자를 보내고 얘기가 안 되면 그때 마이크에 대고 얘기하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문제 제기는 진짜 문제를 바꾸려고 노력해야 하는 것”이라며 “직접 연락할 걸 왜 자꾸만 언론에다 대고 얘기를 하나. 언론에 대고 얘기하는 순간 문제 제기가 아니라 내 정치”라고 지적했다.
이와 별개로 정치권에서는 청와대 인사·검증라인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지난해 9월 인사수석을 신설하는 등 검증 체계를 보완했지만 인사 논란이 반복된 데다 검증 기회가 충분했던 정치인 출신 후보자들마저 잇따라 낙마했기 때문이다. 보좌진이나 언론 등 후보자 주변 사정을 아는 관계자들에게 충분히 확인했다면 지명 전에 문제를 걸러낼 수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인사·검증라인의 문책 필요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인사 참모들을 총괄하는 비서실장까지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후속 인선 부담도 남아 있다. 후보자 낙마로 법무부·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를 다시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다시 한번 정치인 출신이 지명될 가능성을 높게 보는 가운데 성평등가족부는 현 장관 유임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후속 인선 방향과 별개로 어떤 형태로든 인사·검증 시스템에 대한 재정비는 이뤄질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인사 시스템을 지금 재점검을 해보려고 한다”며 “그래도 아마 완벽하게 앞으로는 어떤 문제도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하기는 어렵다.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