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 늦춰야” vs “안전은 자율책임”…AI 감속론, 실리콘밸리 넘어 워싱턴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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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가 15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열린 세일즈포스의 연례 '드림포스' 행사 기조연설 무대에 올라 마크 베니오프 세일즈포스 CEO와 대담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인공지능(AI) 개발 속도를 둘러싼 논쟁이 실리콘밸리를 넘어 미국 정치권으로 확산하고 있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가 AI 안전을 위해 기술 개발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속도조절론'을 제기한 이후 주요 AI 기업과 정치권 인사들이 잇달아 논쟁에 뛰어들었다. AI 안전의 필요성에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지만 이를 위해 기술 개발 속도를 늦춰야 하는지, 기업의 자율적인 관리로 해결할 수 있는지를 놓고 해법은 엇갈린다.

아모데이 CEO 15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열린 세일즈포스의 연례 '드림포스 2026' 행사 기조연설에 나서 AI 안전을 자동차 산업에 빗대며 “자동차 회사에서 브레이크 문제나 제조 과정상 결함으로 안전 문제가 생겼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자사 기록을 살펴 관행을 개선하고 안전 투자를 확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체 점검, 업계 표준 정립, 국제 공조라는 3단계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어서 무대에 오른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안전은 최우선 과제이지만 또한 공학적 문제”라며 “속도, 안전은 서로 상충되는 선택지가 아니며 두 가지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고 반박 의견을 내놨다. 그는 AI 안전을 위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에 대해 “시장의 통제력이 이미 작동하고 있으며 새로운 법도, 새로운 규제도 필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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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비영리단체 미래생명연구소가 15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주최한 '친인간 총회'(Pro-Human Assembly)에 참석한 버니 샌더스(무소속·버몬트) 상원의원. [로이터 연합뉴스]

아모데이 CEO가 지난 12일 개인 블로그를 통해 AI 안전을 위해 속도 조절의 필요성을 주창한 이후 샘 올트먼 오픈AI CEO,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AI CEO 등이 동조하면서 업계 전반에서 안전 공조 논의가 물살을 타고 있다.

경쟁 기업 간 '안전 동맹'도 구체화하고 있다. 크리스 리헤인 오픈AI 최고대외협력책임자(CGAO)는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몇 주 전부터 경쟁사인 앤트로픽, 구글 딥마인드와 AI 안전 대응을 위한 협력을 진행해왔다”고 말했다며 블룸버그 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AFP 통신은 이들 세 기업이 이번 협력을 통해 AI 표준 기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기구는 미국 내 금융사들을 감독하는 금융산업규제국(FINRA)을 본보기로 삼은 것으로,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최고과학자가 필요성을 주장했던 것이다.

다만 AI 개발 속도조절 논쟁에 침묵해온 마크 저커버그 메타플랫폼 CEO는 이날 엑스(X)에 AI 모델의 안전을 담보하기 위해 외부 평가·자문을 활용해 각자 자율 책임 아래 개발해야 한다는 취지의 입장을 내놨다.

AI 속도 논쟁은 워싱턴 정치권까지 번졌다. 미국 정치권의 좌우 진영을 대표하는 두 강성 인물인 버니 샌더스(무소속·버몬트) 상원의원과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AI 감속론에 한목소리를 냈다.

샌더스 의원은 15일(현지시간) 미 비영리단체 미래생명연구소가 워싱턴 DC에서 주최한 '친인간 총회'에 참석해 “AI가 일자리, 정신건강, 교육, 사생활 보호, 딥페이크 등의 부작용을 넘어 파국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면서 “절벽을 향해 질주할 때는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는 데 그치지 말고 브레이크를 밟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배넌도 이러한 의견에 동의하면서 “AI 감속 조치를 (시간이 걸리고 복잡한) 입법으로 할 일이 아니라 행정조치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AI 안전 관련 우려에 대해 '사기'라고 표현하며 AI 규제 조치에 강한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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