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지역신보 보증해지 1.8조 방치에 미환급까지…중기부, 중앙회·재단 감사서 부당처리 적발

지역신용보증재단과 신용보증재단중앙회가 보증해지 업무를 부실하게 처리하면서 1조8000억원대 보증이 해지되지 않은 채 방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일부 보증료가 소상공인에게 제대로 환급되지 않았고, 재보증한도 배분도 왜곡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중소벤처기업부 감사관실이 실시한 '지역신용보증재단 및 신용보증재단중앙회 특정감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7개 지역신보의 실제 보증 미해지 금액은 약 2조534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중앙회가 관리하던 보증 미해지 금액 6155억원보다 약 1조9185억원 많은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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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보증재단중앙회 로고.

보증해지는 소상공인 등이 대출금을 상환하면 금융기관 통지나 재단 확인을 거쳐 상환된 금액만큼 보증을 줄이는 절차다. 하지만 일부 은행의 상환 통지 누락과 재단의 후속 확인 소홀로 보증 잔액과 실제 대출 잔액이 일치하지 않는 문제가 발생했다.

중기부는 감사 과정에서 2025년 7월 기준 약 1조8571억원의 보증이 해지 없이 방치된 사실을 확인하고, 16개 지역신보에 신속한 보증해지 처리를 요구했다.

보증 미해지는 재보증한도 배분에도 영향을 미쳤다. 실제 보증 잔액보다 운용 규모가 부풀려지면서 중앙회의 재보증한도와 법정 출연금, 재보증료율 산정에 왜곡이 발생했다. 특히 수도권 재단에 재보증한도가 상대적으로 과다 배분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 결과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재단에 과지급된 재보증한도는 7546억원으로 전체 과지급 재보증한도 9613억원의 약 78%를 차지했다. 서울재단은 반환해야 할 재보증한도가 있었음에도 오히려 추가 한도를 배분받았고, 경기재단과 인천재단도 유사한 문제가 확인됐다.

소상공인에게 돌려줘야 할 보증료 환급도 일부 누락됐다. 경기 등 14개 재단은 분할상환 보증 건에서 보증해지와 보증료 정산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아 3971명에게 총 5억5744만원의 보증료를 반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기부는 해당 재단에 미환급 보증료를 신속히 환급하라고 시정 요구했다.

채무상환 기간을 과도하게 연장한 사례도 적발됐다. 경기 등 일부 재단은 규정상 허용기간을 넘어 최장 88년에 이르는 분할상환 약정을 체결했다. 한 사례에서는 채무자가 147세까지 채무를 상환하도록 약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기부는 규정을 위반한 분할상환 약정과 관련해 재단 관계자 54명에 대한 주의·경고 처분을 요구했다.

서울신보의 2020년 코로나19 당시 보증공급 중단 과정도 감사 대상에 올랐다. 서울신보는 자체적으로 해지 가능한 보증금액을 보유하고 있었음에도 이를 먼저 해지해 보증 여력을 확보하지 않고, 중앙회의 재보증한도 증액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보증부 대출 실행을 중단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기부는 당시 서울신보 기관장과 관련 부서장의 행위에 대해 중징계 상당의 사안으로 판단했다. 다만 징계 시효가 경과하거나 퇴임한 점을 고려해 각각 주의촉구와 인사자료 통보 조치를 요구했다.

이와함께 중앙회의 부당 업무처리도 확인됐다. 중앙회는 금융기관 출연요율 상향 조건인 보증 운용 배수 8배를 유지하기 위해 지역재단에 보증해지를 지체하거나 중단하도록 요청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재단에는 자동해지 기능 중지 방법까지 안내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보증 미해지 금액은 2021년 1970억원에서 2022년 5097억원, 2023년 1조5482억원으로 급증했다. 중기부는 이로 인해 소기업·소상공인에 대한 보증공급 여력이 제한되고, 신용보증 업무 전반의 도덕적 해이가 심화됐다고 판단했다.

중기부는 중앙회 전직 기관장에 대해 중징계 상당의 비위 내용을 인사자료로 통보하고, 관련 부서장에 대해서는 징계 처분을 요구했다. 또 기업금융과와 중앙회에는 금융기관의 채무상환 통지 의무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과 미해지 보증 해소 이후 재보증한도 재분배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중기부는 이번 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지역신보와 중앙회의 보증해지, 재보증한도 배분, 보증료 환급 체계를 전반적으로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보증재원이 실제 소기업·소상공인에게 적시에 공급될 수 있도록 은행 통지 체계와 재단의 사후관리 시스템도 함께 점검할 계획이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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