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익스프레스(알리)가 국내 e커머스 시장에 연착륙하고 있다. 해외직구 성장세가 지속된 가운데 국내 상품 전용관 '케이베뉴'를 안착 시킨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판매 수수료 무료 혜택과 무료배송·반품, 초저가 정책을 유지하면서 판매자와 소비자 모두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 막대한 자본력을 앞세워 향후 쿠팡·네이버의 대항마로 부상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10월 알리 카드결제 금액 추정치는 전월 대비 17% 늘어난 약 1142억원으로 집계됐다. e커머스 업체 중에서는 쿠팡·G마켓·11번가·SSG닷컴에 이어 다섯번째다. 간편 결제 비중이 높은 만큼 실제 결제액은 이를 훨씬 상회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인당 결제 단가는 10만원으로 상위 10개사 중 가장 낮았지만 재구매율은 60%로 쿠팡 다음으로 높았다. 전월 대비 매출 증감률도 e커머스 업체 중 유일하게 두 자릿수 신장률을 보였다.
판매자와 이용자 수 모두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모바일인덱스 기준 지난달 알리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는 702만명으로 한국 시장 진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달성했다. 쿠팡, 11번가에 이어 3위를 마크하고 있다. 국내 입점 업체는 약 1만개를 넘었다. 개인 사업자 없이 법인 판매자로만 달성한 수치다.
연착륙 성공 배경에는 케이베뉴가 꼽힌다. 지난해 10월 설립한 케이베뉴는 무료 수수료 정책을 앞세워 1년 만에 국내 주요 식품·뷰티 브랜드와 셀러들을 대거 확보했다. 뷰티·식품 전문관을 별도로 오픈하는 등 카테고리 전문성도 키우고 있다. 국내 상품 발송이라는 특성을 앞세워 소비자 신뢰도를 제고하고 고객 접점도 넓혔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달 진행한 대규모 프로모션 '광군제'에서 케이베뉴 효과가 증명됐다. 판매 첫 날 기준 케이베뉴 판매액(GMV) 비중은 전체 매출의 약 50%를 차지했다. 광군제 현금 1억원 래플 행사에는 총 27만명의 소비자가 참여하며 이목이 집중됐다. 사업 영역이 더 이상 해외직구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을 입증하는 모습이다.
내년에도 알리는 사업 영역을 넓히면서 성장세를 이어갈 방침이다. 핵심인 역직구 사업의 경우 향후 5년 간 수수료·보증금 무료라는 파격 정책을 내세워 소비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케이베뉴는 패션·헬스케어 등으로 전문관 카테고리를 넓힌다.
내년 상반기 중 한국 내 물류센터 건립 계획에 대해서도 밝힐 예정이다. 해외직구·케이베뉴·역직구를 아우르는 센터를 구상하고 있다. 물류센터가 건립되면 당일배송·익일배송 등 배송 경쟁력도 갖출 수 있다.
무료 수수료 정책 연장 여부에도 이목이 쏠린다. 알리는 현재 연말까지 케이베뉴 입점 수수료를 면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충분한 셀러 풀을 확보한 만큼 점진적인 인상도 가능해진 시점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