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풍과 폭우를 동반한 10호 태풍 '산산'이 사상 최강의 위력으로 일본을 관통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당국이 225만여 명에게 피난 지시를 내렸다.
29일 요미우리 신문 · NHK 방송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태풍 산산은 이날 오전 8시 기준 '매우 강'으로 규슈 가고시마현 사쓰마센다이시에 상륙했다. 태풍 중심기압은 955hPa(헥토파스칼), 태풍 중심 최대 풍속은 40m/s, 최대 순간풍속은 60m/s에 달한다.
태풍이 상륙함에 따라 규슈 남부에는 최대 초속 70m, 규슈 북부와 아마미 지방에는 초속 60m의 강풍이 불고 있다. 최대 순간풍속 초속 70ｍ는 일부 주택이 붕괴될 수 있는 강한 바람이다.
오전 5시, 규슈 북동부에 있는 오이타현에도 선상 강수대가 형성됐다. 이에 따라 오후 6시까지 예상되는 24시간 최대 강수량은 규슈 남부가 600㎜, 규슈 북부 400㎜, 도카이와 시코쿠 300㎜이다.
일본 기상당국은 이번 태풍이 '사상 최강에 가까운 강한 태풍'이라며 경계 경보를 최대급으로 올리는 한편, 규슈 남부 가고시마, 미야자키, 구마모토 등 3개 현의 총 113만여 가구 225만여 명에게 피난 지시 명령이 내렸다.
실제 인명 피해 역시 이어지고 있다. 규슈에서는 40여 명이 부상당하고 1명이 부두에서 실종됐다. 또한 태풍이 본격 상륙하기 전인 지난 27일 혼슈 아이치현에 발생한 산사태로 일가족 5명이 매몰되고 이 중 3명이 숨졌다.
돌풍으로 인한 피해도 크다. 미야자키시에서만 160여 건의 피해가 확인됐다. 돌풍으로 날아온 물건이 유리창을 깨거나 건물의 지붕, 외벽, 에어컨 실외기 등을 치는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일본 고속철도 신칸센은 태풍 상륙에 따라 일부 구간 운행을 중단했으며, 항공편 역시 이틀 간 국내선과 국제선 수백편의 결항을 발표했다.
한편, 한반도에도 일부 지역이 간접적인 영향을 받겠다.
기상청에 따르면 동풍 영향으로 29일 저녁까지 제주도에 30일 오후까지 강원영동과 경상권에 가끔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 비가 내리는 지역에서는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20㎜ 내외의 강한 비가 내릴 수 있다. 30일까지 전남남해안과 경상권해안, 제주도를 중심으로 바람이 매우 강하게 부는 곳이 있을 전망이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