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 코스피가 2% 넘게 상승하며 8700선에 안착했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로 국제유가가 하락하고 뉴욕증시가 급등하면서 국내 증시에도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이어졌다. 전날 5%대 급등에 이은 차익실현 부담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둔 경계감에도 코스피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80.62포인트(2.11%) 오른 8726.60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전장보다 150.57포인트(1.76%) 오른 8696.55에 출발한 뒤 장 초반 8700선을 넘어섰고, 한때 8760선 안팎까지 오르며 강세를 보였다. 반면 코스닥은 전 거래일보다 15.35포인트(1.48%) 내린 1018.68에 마감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5원 오른 1511.6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이번 반등의 배경은 유가 안정이다. 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 체결과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제유가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글로벌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만큼 봉쇄 우려 완화는 에너지 가격과 물가 전망을 동시에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외신도 유가 하락이 위험자산 선호 회복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로이터는 미·이란 합의 이후 유가가 급락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완화됐고, 미국 증시에서는 기술주를 중심으로 강세가 나타났다고 전했다. 씨티그룹은 호르무즈 해협 물류 정상화 가능성을 반영해 브렌트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경계 요인도 남아 있다. 종전 합의가 실제 원유 수송 정상화로 이어지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해협 재개방 합의에도 선박 운항과 보험료, 물류 안전이 정상화되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유가 하락이 일시적 안도감에 그칠 경우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FOMC도 변수다. 오는 16~17일(현지 시각) 열리는 회의에서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이 높지만, 시장의 관심은 금리 결정 자체보다 연준의 물가 판단과 향후 정책 방향에 쏠려 있다. 최근 미국 고용지표 호조와 중동 전쟁에 따른 유가 충격으로 연내 금리 인하 기대는 후퇴했다. 연준이 물가 경계감을 재차 강조할 경우 최근 급등한 국내 증시는 다시 차익실현 압력에 노출될 수 있다.

과거 사례를 보면 유가 급등이 일시적 충격에 그친 경우 증시는 빠르게 회복했지만, 고유가가 장기화돼 물가와 금리 부담으로 번진 경우에는 증시에 악재가 됐다. 1990년 걸프전 당시에는 지정학적 충격이 단기에 그치고 유가가 안정되면서 증시가 회복세를 보였다. 반대로 1970년대 오일쇼크나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처럼 유가 상승이 장기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진 경우에는 금리 인상과 경기 둔화 우려가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이란 종전 협상 타결은 유가와 채권금리, 달러 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는 변수”라며 “6월 FOMC 전후 증시 변동성이 커지더라도 2분기 프리어닝 시즌을 앞두고 실적 전망 상향이 확인될 경우 코스피 상승 추세가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어 “단기 변동성 국면에서는 매도 실익보다 실적개선주와 주도주에 대한 비중 확대 전략이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