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다음 투자처로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을 주목해야 한다는 전망이 나왔다. 올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이익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만큼 내년에는 증가율이 둔화할 수밖에 없는 반면, 소부장 중에서는 대형 반도체주를 웃도는 이익 증가율을 기록하는 기업이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재만 하나증권 글로벌투자분석실장은 전자신문과 인터뷰에서 “이제 주가는 내년 이익 증가율을 보기 시작할 때”라며 “삼성전자보다 이익 증가율이 높은 기업을 찾는다면 반도체 중소형주가 훨씬 더 부합한다”고 말했다.
이어 “삼전닉스가 다시 움직이면 코스닥에서도 반도체 소재·장비·부품 기업들이 조금 더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이익 증가율을 따라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한다는 측면에서 반도체 소부장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지난 5월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이 삼성전자를 넘어설 경우 국내 증시의 과열 신호로 볼 수 있다고 진단해 주목받은 시장 전략가다. 실제 이후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 시가총액을 추월했고 증시는 급격한 조정을 겪었다.
그는 국내 증시의 이익 체력 자체는 여전히 견조하다고 평가했다. 이 실장은 “올해 코스피 순이익이 750조원이 나온다면 지수가 7500포인트를 가는 것은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며 “내년 순이익이 1000조원이라면 1만포인트 역시 가능하다”고 말했다. 앞서 코스피가 9300선까지 치솟은 것은 기업 이익 규모를 감안하면 지수 자체가 과도하게 높았다기보다는 미래 이익을 너무 빠른 속도로 선반영한 것이 문제였다고 봤다.
다만 기업 실적이 뒷받침되고 있어도 과거 금융위기나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처럼 주가가 단숨에 이전 고점을 회복하는 'V자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진단이다. 급락 과정에서 고점에 물린 투자자가 많아진 만큼 지수가 오를 때마다 매도 물량이 쏟아지는 '매물 소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실장은 “주가가 크게 빠지고 나면 투자자들은 조금만 올라와도 '나는 팔고 먼저 나가겠다'고 생각하게 된다”며 “예전에는 급락하면 저가에 사야 한다고 생각했다면 지금은 생각이 완전히 뒤바뀌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매물을 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한 번에 빠르게 올라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바라보는 투자 기준도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으로는 단순한 이익 증가보다 주주환원이 주가를 움직이는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이 실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익이 많이 늘고 수익성이 좋다는 것은 전 세계가 이미 알고 있다”며 “이제는 자사주를 얼마나 사고 소각하는지, 배당을 얼마나 줄 것인지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훨씬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는 이익만 증가하면 된다고 봤다면 지금은 '그만큼 돈을 벌었으면 주주에게 얼마나 돌려줄 것인가'를 본다”며 “투자자의 눈높이가 상당히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개인투자자들에게는 “왜 이 종목을 샀는지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며 “내년에 이익이 늘 것이라는 기대나 산업 성장성 등 처음 샀던 이유가 무너지지 않았다면 주가가 흔들린다고 바로 팔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반대로 “예상했던 이익 증가가 실제 데이터에서 확인되지 않는 등 투자 근거가 사라졌다면 그때는 매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레버리지 투자에 대해서도 “좋은 강세장에서도 지수가 20% 조정을 받으면 레버리지는 40%씩 빠질 수 있다”며 “레버리지는 오를 때만 두 배가 아니라 빠질 때도 두 배라는 점을 반드시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