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1월 시행 예정인 디지털자산 과세를 100여일 앞두고 과세 인프라와 기준이 충분히 마련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이후 주식과 디지털자산 간 과세 형평성 문제까지 맞물리면서 과세 시기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5대 거래소 임원과 국민의힘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디지털자산 과세제도 개선 정책간담회'를 열고 디지털자산 과세 시스템과 기준 등을 제대로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소득이 있는 곳에 과세해야 한다는 원칙은 분명하다”며 “시행을 불과 몇 달 앞둔 지금 과연 디지털자산에 공정하고 정확하게 과세할 수 있는 제도와 시스템이 충분히 준비돼 있는지는 다시 한번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해외 거래소나 개인지갑을 거친 거래의 경우 취득가액과 거래 내역을 정확하게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고, 새로운 형태의 거래에서 발생하는 소득과 손실을 어떤 기준으로 반영할 것인지도 아직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디지털자산 산업을 둘러싼 제도 정비 역시 아직 진행 중”이라며 “산업의 제도적 기반이 아직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과세 일정만 예정대로 추진하는 것이 적절한 것인지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과세 시행 시기를 포함해 어떤 부분을 다시 살펴봐야 하는지, 합리적인 과세를 위해 무엇을 보완해야 하는지 면밀하게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참여한 디지털 자산 업계에서도 과세에 앞서 제도적 불확실성을 해소해야 한다고 밝혔다.
디지털엑스 대표인 오세진 디지털자산거래소공동협의체(DAXA·닥사) 의장은 “현재 디지털자산 기본법 입법이 계속 논의되고 있고 2027년 디지털자산 과세 시행을 앞두고 있어 업계에는 매우 중요한 시기”라며 “규제의 불확실성은 사업자는 물론 투자자들에게도 리스크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오 의장은 “디지털자산 소득 과세는 2020년 첫 논의 이후 소득 분류, 과세 인프라, 시행 시기를 둘러싼 다양한 의견이 오갔고 시행을 앞둔 지금까지도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며 “그만큼 이 제도가 신중하게 다뤄져야 할 사안이라는 국민적 공감대가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현행 소득세법에 따르면 내년 1월 1일부터 디지털자산을 양도하거나 대여해 얻은 소득은 기타소득으로 분리과세된다. 연간 디지털자산 소득에서 필요경비와 기본공제 250만원을 제외한 금액에 20% 세율이 적용된다. 지방소득세를 포함하면 22%다.
디지털자산 과세는 2020년 소득세법 개정으로 도입됐다. 당초 2022년 시행할 예정이었지만 과세 인프라와 투자자 보호제도 정비 등을 이유로 2023년, 2025년, 2027년으로 세 차례 미뤄졌다.
국내 거래소에서 거래된 디지털자산은 거래 내역을 파악하기 상대적으로 쉽지만 해외 거래소나 개인지갑에서 국내 거래소로 들어온 디지털자산은 취득가액을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스테이킹과 디파이 등 기존 매매와 다른 방식으로 발생한 소득을 언제, 어떤 가격을 기준으로 과세할 것인지도 쟁점이다.
주식과 디지털자산 간 과세 형평성도 논란이다. 금투세가 폐지되면서 현재 국내 상장주식을 장내에서 거래하는 일반 투자자는 매매차익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부담하지 않는다. 반면 디지털자산은 내년부터 연간 250만원을 초과하는 소득에 지방소득세를 포함해 22%의 세율이 적용될 예정이다.
국민의힘은 지난 3월 디지털자산 과세 폐지를 당론으로 정했다. 송언석 의원은 디지털자산 양도·대여 소득을 과세 대상에서 삭제하는 내용의 소득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반면 정부는 현행법에 따라 내년 1월 과세를 시행한다는 입장이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