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한 미용실에 침입한 방화범이 불을 지르다 본인의 몸에도 불을 붙이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12일(현지 시각) 뉴스와이어 등 외신에 따르면 호주 경찰 서비스 ACT 폴리싱은 지난 6일 밤 11시 40분쯤 캔버라 북부 외곽에 있는 한 미용실에 침입한 방화범이 녹화된 폐쇄회로(CC)TV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을 보면 헬멧과 두꺼운 작업복으로 온몸을 가린 채 자전거를 타고 나타난 2인조 방화범은 유리문을 깨고 미용실에 침입했다. 한 명은 타고 온 자전거 앞에 대기했으며, 다른 한 명은 미용실 안으로 들어섰다.
미용실 안으로 침입한 방화범은 곧바로 미용실 곳곳을 돌아다니며 기름통으로 가연성 물질을 뿌리기 시작했다.
가연성 물질을 모두 뿌린 방화범은 이어 걸레와 기름통에 불을 붙여 바닥으로 던지는데, 불이 순식간에 타오르며 그의 몸으로 옮겨붙었다.
당황한 범인은 건물 밖으로 빠져나와 불을 끄기 위해 길바닥을 이리저리 굴렀다. 공범의 도움까지 받아 몸에 붙은 불을 끈 방화범은 공범과 함께 자전거를 타고 유유히 사라졌다.
이날 불길은 모두 잡혔으나 매장에 상당한 피해를 입혔다. 또한 불이 난 미용실 바로 위층에 있는 24시 헬스장에는 당시 이용객들이 있었기 때문에 인명피해까지 이어질뻔한 상황이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현재까지 범인은 잡히지 않았다. ACT 폴리싱의 매튜 스프래그 형사는 범인들에 “우리가 문을 두드리기 전에 자수하라”고 경고하는 한편, CCTV 영상 속 방화범을 알거나 이번 사건과 관련된 정보를 아는 이들에게 제보를 요청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