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 올림픽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종목을 펼친 선수들이 센강에서 경기 후 구토하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센강 수질 문제가 다시 한번 불거졌다.
1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파리 올림픽 트라이애슬론에 출전한 캐나다 타일러 미슬로추크는 결승점을 통과한 이후 10차례나 구토했다. 해당 모습은 카메라를 통해 전 세계에 실시간으로 중계됐다.
센강은 개회식 날 폭우가 쏟아진 뒤 처리되지 않은 폐수가 흘러들어 수질이 더욱 악화돼 남자부 트라이애슬론 훈련과 경기 일정이 연기되는 등 논란이 컸다.
선수가 구토를 하며 이상증세를 보인 것은 센강의 수질 문제 때문인지 극도의 피로감 때문인지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트라이애슬론은 신체적으로 격한 종목이라 선수들이 구토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2006년 세계트라이애슬론연맹이 정한 경기 적합 기준은 대장균 100ml당 1000개, 장구균 100ml당 400개 미만이다. 이 수치를 넘은 물에서 수영하면 위장염이나 결막염, 외이염, 피부 질환 등을 앓을 수 있다.
센강은 지난 100여년간 수영이 금지됐다. 이에 따라 파리시는 올림픽을 앞두고 센강 정화 사업에 2015년부터 15억 유로(약 2조2412억 원)를 투입했다.
당초 올림픽 위원회는 센강 수질이 기준치를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오는 3일 트라이애슬론에서 수영을 뺀 듀애슬론으로 경기를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던 중 수질이 기준치를 충족했다며 트라이애슬론을 강행했고, 경기에 참가한 선수들로부터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스페인 선수 미리암 카시야스는 자국 언론 마르카와 인터뷰에서 “대회 주최 측이 센강이 무대라는 이미지를 우선했고 선수에 대한 배려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의사이기도 한 카시야스는 “출전 선수들의 건강을 생각한다면 센강이 아닌 플랜 B가 있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미국 대표팀의 세스 라이더는 “파리에 온 후 일부러 손을 씻지 않았다. 대장균에 익숙해지기 위해 화장실을 다녀온 후에도 손을 씻지 않는다”며 센강 경기 강행을 비판하기도 했다.
한편, 센강에서는 5일 트라이애슬론 혼성 경기, 8일과 9일 마라톤 수영 경기가 예정돼 있다. 올림픽 위원회는 센강 수질 상태에 따라 마라톤 수영 장소를 카누 경기장으로 변경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