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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지엑스 컨소시엄 구성사

스테이지엑스가 5세대(5G) 이동통신 28㎓ 주파수 1차 낙찰 대금을 납입하고 컨소시엄 참여사를 밝히면서 제4 이동통신 출범을 위한 첫발을 뗐다. 특히 초기 주주로 참여한 더존비즈온과 야놀자 등 정보기술(IT) 기업과 법인폰, 로밍 등 전략적 협업을 통해 시장 연착륙을 꾀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스테이지엑스는 모회사 스테이지파이브와 더존비즈온·야놀자 지분투자를 통해 초기 자금 500억원을 확보했다. 스테이지파이브가 지분 38%를 가진 최대주주다. 초기 자본금으로 밝힌 2000억원 중 나머지 1500억원은 오는 3분기까지 확충한다. 기존 3사에 더해 3개사가 주주로 추가 참여한다. 내년 5월 서비스 론칭 전까지 6000억원대 자금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내부적으로 현금, 현물출자 방식 모두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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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원 스테이지엑스 대표

◇더존비즈온, ERP 고객사 법인폰 수요 공략정부 지원사업도 도전

더존비즈온은 스테이지엑스에 약 100억원을 투자해 기업용(B2B) 이동통신 시장 시너지를 노린다. 국내 최다 전사자원관리(ERP) 고객사를 가진 만큼 법인폰 수요를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더존비즈온의 ERP 거래 기업은 약 13만곳이다. 이들 대상으로 법인폰과 더존 ERP 솔루션을 묶은 결합상품을 내놓을 수 있다. 요금가입과 비용처리 업무를 ERP와 연계하고 관련 부가서비스 전반으로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야놀자와는 공항에 28㎓ 핫스팟을 구축하고 여행객 편의를 제고하는데 사업 초점을 맞췄다. 슈퍼앱을 통해 입출국시 통신 로밍과 여행자 보험, 여행 관련 콘텐츠까지 원스톱으로 이용할 수 있다. 야놀자 관계자는 “스테이지엑스와 협업을 통해 아웃바운드 관광객에게는 로밍 편의를, 인바운드 관광객에게는 각종 여행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야놀자 자회사인 인터파크트리플과는 밀집도가 높은 공연장에서 28㎓ 특화 서비스를 선보이는데 협력한다. 초고속·저지연 특성을 가진 28㎓ 주파수를 활용한 증강현실(AR)·가상현실(VR)·홀로그램 등 실감형 콘텐츠를 공동 발굴한다. 이를 통해 전세계 K팝 팬들이 현지에서도 실시간 관람과 상호 작용이 가능하다.

더존비즈온과 야놀자 모두 클라우드 사업을 영위하는 만큼 클라우드 운영기술 측면에서 협업 가능성도 있다. 스테이지엑스는 코어망 전체를 클라우드로 가상화한다는 방침이다. 국내외 클라우드 기업 대상으로 정보제공요청서(RFI)를 발송 후 검토 단계다. 내부적으로 클라우드와 기지국 모두 중국 업체는 검토 대상에서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유증에는 참여하지 않았지만 스테이지파이브 지분 5.52%를 보유한 위성안테나 기업 인텔리안테크와도 위성통신, 6G 등 미래 관점에서 협업 기회를 노린다. 양사는 모바일 기기과 위성을 연결하는 비지상네트워크(NTN)와 상공·해상 커버리지 확대를 통한 도심항공교통(UAM), 자율주행 영역에서 시너지를 모색한다.

28㎓ 기반 혁신서비스 실증사업 파트너로 컨소시엄에 참여한 연세의료원,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는 정부 지원사업을 노린다. 세브란스병원은 의료 빅데이터 기반 스마트 의료 서비스를 발굴한다. KAIST는 28㎓ 상용화 연구과제 발굴과 서비스 활성화를 담당하고 스테이지엑스는 전용 플랫폼 구축과 프로그램 운영을 지원한다.

해외기업 중에서는 대만 폭스콘인터내셔널홀딩스(FIH) 역할이 주목된다. 애플 아이폰 제조 협력사로, 스테이지엑스와 함께 28㎓ 대역을 지원하는 중저가 단말을 공동으로 개발해 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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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한 이동통신 휴대전화 판매점

◇'제4 이통' 시장 우려는 여전…전문가 “진전된 로드맵 없었다”

다만 이같은 청사진에도 시장의 우려는 가시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보다 구체적인 사업 계획과 명확한 후속 자금조달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금까지 제시한 사업 전략만으로는 이통 3사와 경쟁이 아닌 알뜰폰 시장만 잠식할 것이라는 회의적 시선도 나온다.

곽정호 호서대 교수는 “기존 통신사 가입자당평균매출(ARPU)가 2만원 후반대인 점을 감안하면 제4 이통 요금은 2만5000원 내외로 잡아야할 텐데 그렇게 되면 알뜰폰과 경쟁하게 된다”면서 “시장 경쟁을 촉진할 독행기업이 되려면 최소 300만~700만 고객은 확보해야 하는데 지금의 자본력으로 서비스 차별화와 요금 경쟁력을 동시에 갖추는 것이 가능할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모정훈 연세대 교수도 “초기 자본금으로 밝힌 2000억원 중 500억원만 우선 조달한 것은 자본 확충이 쉽지 않다는 방증”이라며 “포화된 시장에서 경쟁사 고객을 뺏어오려면 상당한 비용이 드는 상황에서 유의미한 고객 확보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모 교수는 “주주로 참여한 더존비즈온과 야놀자 모두 비즈니스 모델에서 연계 시너지를 꾀할 수는 있겠지만 많은 자금을 투자할 여력이 있는 대기업은 아니라는 점에서 충분한 자금 확보 우군으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용희 오픈루트 연구위원 역시 “정식 서비스를 1년 앞둔 상황에서 시장에 신뢰를 줄 수 있는 진전된 사업계획은 여전히 나오지 않고 있다”면서 “시장 의혹을 일거에 해소할 수는 없겠지만 지나친 신비주의만 고수한다면 자칫 대기업이 아니면 안된다는 인상을 시장에 심어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온라인 비즈니스에 특화된 IT기업과 통신기업간 시너지를 기대하는 의견도 있었다. 이성엽 고려대학교 기술법정책센터장은 “더존비즈온과 야놀자가 가진 응용소프트웨어 기술을 기반으로 통신 네트워크를 고도화하고 서비스를 확산하는데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