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3억 달러(1조8000억원)라는 거액의 당첨금으로 눈길을 모은 파워볼 1등이 암 투병 중인 미국 이민자로 확인됐다.
29일(현지시간) AP 통신에 따르면, 포틀랜드에 거주하는 라오스 출신의 이민자 쳉 “찰리” 새판(46)은 이날 오리건주 복권협회가 개최한 파워볼 1등 당첨자 기자회견에서 “나와 아내는 친구와 함께 당첨금을 똑같이 나눌 것”이라고 밝혔다.
오리건주법은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면 복권 1등 당첨자의 신원을 공개하도록 하고 있다. 이달 초 13얼 달러 복권 당첨자 자격으로 기자회견장에 등장한 사람은 8년 동안의 항암치료로 머리카락을 모두 잃은 새판이었다.
새판은 “1977년 라오스에서 태어나 1994년 미국으로 이민을 왔다”면서, 이전에는 항공 우주회사에서 기계공으로 일했지만 지난 2016년 암 진단을 받은 뒤로는 일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는 항암 치료에 전념하고 있다.
그는 아내, 친구와 함께 교외로 나가 100달러 어치의 복권 한 묶음을 샀다며, 복권 구매 당시 “우리는 이제 억만장자다”라고 던진 농담이 실제로 이뤄져 깜짝 놀랐다고 전했다.
당첨을 확인한 새판은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고, '일하러 간다'는 아내에게 “더 이상 가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고 한다.
29년 동안 분할 지급을 선택하면 13억달러(세전)를 받게 되지만, 그는 일시 수령을 선택해 6억 2100만달러(약 8600억원)를 받게 됐다. 세금을 제외하고 4억 2200만달러(약 5800억원)를 받게 된다.
그는 당첨금을 자신과 아내가 절반을 가지고, 복권을 사기 위해 돈을 준 친구에게 나머지 절반을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제 내 가족과 내 건강을 부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면서 “복권과 축복에 감사하다. 나를 위해 좋은 의사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이 돈을 다 쓸 시간이 있을까. 내가 얼마나 살까”라고 우려를 보이기도 했다.
13억 달러의 상금은 파워볼 역사상 네 번째로 큰 금액이며, 메가밀리언스 등을 합친 미국 전체 복권 중에서는 여덟 번째로 많은 상금이다. 미국 최고 복권 당첨금은 지난 2022년 캘리포니아에서 당첨자가 나온 20억 4000만 달러(약 2조 8000억원)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