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美·中 주도 '매터' 시장, 서비스 경쟁력 확보 필요

글로벌 스마트홈 표준 '매터'는 기존 시장 질서를 재편할 수 있다는 점에서 파급력이 상당하다. 구글, 아마존 등 미국 기업이 주도하는 플랫폼 영역과 중국 기업이 선점한 사물인터넷(IoT) 기기 부문 사이에서 우리 기업은 독자적인 경쟁력을 확보, 주도권 싸움에 참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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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매터 개발을 주도한 곳은 구글, 아마존, 애플 등 플랫폼 기업이다. 이들은 수년간 정체된 스마트홈 시장을 재편하기 위해 '플랫폼 종속성' 해소가 가능한 매터를 출시했다. 새로운 질서가 생겨나면서 구글, 아마존 등이 주도했던 시장의 승자독식이 강화되거나 삼성전자, LG전자, 샤오미 등 후발주자의 역습이 실현될 수 있는 변곡점에 서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플랫폼 경쟁력 강화를 위해 홈사물인터넷(IoT) 애플리케이션과 TV 운용체계(OS) 등 매터 인증을 완료했다. 특히 이들은 글로벌 가전 시장 지배력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갖고 있는 만큼 구글, 아마존 등과 견줘 볼만 하다는 평가다.

플랫폼 영향력을 뒷받침할 IoT기기 지배력이 약하다는 점이 한계다. 지난달 기준 1000건이 넘는 매터 인증 중 중국 기업 비중은 80%가 넘는다. 투야, 에스프레시프 등 글로벌 IoT 디바이스·반도체 시장을 주도하는 중국기업이 올해 신제품에 매터를 전격 탑재했기 때문이다. 중국 기업이 제조한 매터 인증 기기가 늘어날수록 샤오미 등 자국 플랫폼 업체 영향력도 덩달아 커질 수 있다. 두 업체 모두 강력한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글로벌 지배력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기업 중 매터 표준을 받은 곳은 삼성전자, LG전자가 유일하다. 이들은 플랫폼, 앱, OS 등 소프트웨어(SW) 인증을 획득했다. 국내 IoT 기기 업체 중 매터 인증을 획득한 곳은 한 곳도 없다.

2분기 중 매터를 인증을 받은 기기가 시장에서 대거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 로봇청소기, 공기청정기 등 중국이 강세를 보이는 가전 부문까지 매터 인증 사양이 공개된다. 이미 TV, 에어컨 등 생활가전 영역에서 TCL, 하이얼 등 중국 기업이 세계 처음으로 매터 인증을 받은 상황에서 하반기 신규 사양 대응까지 할 경우 소형 IoT 기기뿐 아니라 가전 영역까지 중국이 주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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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터 1.0 인증을 받은 TCL 55SD111-NA

전문가들은 우리가 중국을 넘어설 수 있는 것은 '서비스 완성도'라고 강조한다. 단순 연결성 측면에서는 중국이 선제적으로 매터를 활용해 앞서고 있지만, 연결 이후 사용자에게 제공할 서비스는 우리가 훨씬 앞선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 LG전자는 가전-플랫폼 간 연동 이후 에너지 관리, 스마트 요리, 반려동물 관리 등으로 차별화된 서비스로 시장 지배력을 키우고 있다. 우리 IoT 기기업체도 플랫폼 기업과 협업해 연결 이후 차별화된 서비스 개발에 집중해 중국을 견제할 필요가 있다.

IoT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넓은 내수를 바탕으로 연결성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투자 중”이라면서 “초기에는 몸집을 불리는데 유리하지만 이후 고객은 차별화된 서비스를 요구하는 만큼 우리 기업이 그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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