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양 산업부 장관, 10대 그룹에 "에너지 위기 극복 동참" 당부

10대 그룹 간담회 개최
경제회복 위해 민관 역량 결집
투자 활성화·노사 협력 등 촉구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 포석도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0대 그룹 경영진을 만나 에너지 위기 극복에 동참해줄 것을 당부했다.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장관은 26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에너지 위기 대응 10대 그룹 간담회'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대내외 위기를 신속히 극복하고 경제 활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민관이 힘을 모아야 하고, 기업이 적극 협력해야 한다”면서 “각 기업은 에너지 사용 실태를 점검하고, 에너지 절약에 적극 참여해주기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10대 그룹에서는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이형희 SK수펙스추구협의회 위원장, 안동일 현대제철 대표이사, 하범종 LG 사장, 황진구 롯데케미칼 사장, 전중선 포스코홀딩스 대표이사, 김종서 한화토탈에너지스 대표이사, 김형국 GS칼텍스 사장, 가삼현 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 임영록 신세계프라퍼티 대표이사 등이 참석했다.

이 장관이 10대 그룹 경영진에게 에너지 위기 극복 동참을 촉구한 것은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을 위한 '명분 쌓기'로 풀이된다. 이들 그룹이 대표적인 에너지 다소비 사업자이기 때문이다.

실제 이 장관은 “이번 위기는 상당기간 지속될 우려가 있고, 이제는 에너지 가격 기능 회복과 함께 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고효율 구조로 변화가 필요한 때”라면서 “에너지 절감 효과가 큰 대용량 사업자 중심으로 우선적 요금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국제 에너지 가격은 가파르게 뛰었다. 지난해 1분기부터 올해 8월까지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은 MMBtu당 10달러에서 55달러로 5.5배, 유연탄은 톤당 89달러에서 419달러로 4.7배 급등했다. 하지만 이 같은 연료비 상승분은 전기요금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다. 반면 에너지 다소비 사업자 중심으로 전력 사용이 이어지면서 에너지 공기업 손실은 커졌다. 올해 상반기 기준 한국전력은 14조3000억원에 이르는 적자를 누적했고, 한국가스공사는 미수금이 5조1000억원까지 확대됐다.

이 장관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투자와 노사 협력을 촉구했다. 현재 우리 경제는 에너지 위기에다 고환율, 고금리, 고물가 등 3고, 투자 활력 저하 등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그는 “우리 경제가 처한 고물가와 경기침체 극복에는 적극적인 투자가 근본 해법”이라면서 “투자는 빠른 경기 회복과 일자리 창출, 신기술 습득, 생산성 향상이라는 1석 4조 효과를 낼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특히 노사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불법 파업 관행은 기업과 국가 부담을 가중하는 반면 국민 지지를 얻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최근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와 반도체지원법 등으로 국내 자동차, 반도체 산업 등에 불확실성이 커진데 대해선 해법을 지속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을 방문해 미국 의원, 상무장관 등을 만나 우리 업계의 우려를 강력히 전달하고 공감대를 이끌어냈다”면서 “우리 기업 피해가 없도록 미국 측과 지속 접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면 문제들을 해결하고, 국내 산업 근본 체질을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산업 현장 이야기를 폭넓게 수렴한 '산업대전환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류태웅기자 bighero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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