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업계 1위 에이스침대가 저조한 2분기 성적표를 제출했다. 주택거래량 감소, 원자재 가격 상승이 맞물리며 수익성이 악화됐다. 코로나 특수가 끝나면서 가구업계 분위기가 침체된 가운데 에이스침대가 10년만에 역성장을 기록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이스침대는 2분기 매출액 882억원, 영업이익 223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동기 대비 각각 3.3%, 10.4% 감소한 수치다. 분기 기준 영업이익이 역성장을 기록한 것은 썰타코리아를 인수했던 지난 2020년 3분기 이후 약 2년만이다.
2분기 실적이 부진하면서 상반기 실적도 하락했다. 상반기 매출은 1779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3.4%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86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6% 감소했다. 올해 1분기 매출·영업이익이 10%대 신장률을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아쉬운 성적이다.
원재료 가격 인상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에이스침대가 사용하는 침대용 스폰지의 상반기 가격은 작년 동기 대비 5.1% 올랐다. 지난 2020년과 비교하면 약 32.9% 오른 수치다. 매트리스 스프링으로 사용되는 경강선 가격 또한 2년새 64.7% 비싸졌다.
주택거래량 감소도 영향을 미쳤다. 침대업계에서 이사 시장은 혼수 시장 만큼이나 큰 비중을 차지한다. 한국부동산원 부동산통계정보에 따르면 지난 6월 전국 아파트매매 건수는 2만8147건으로 작년 동기보다 51.4% 감소했다. 이사 수요가 크게 줄어든 것이 실적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에이스침대는 실적 만회를 위해 객단가를 높이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늘리기 위해 오프라인 접점을 확대하는 방식이다. 실제 에이스침대는 갤러리아·현대·롯데 등 주요 백화점마다 '헤리츠 팝업스토어'를 열고 있다. 헤리츠는 에이스침대의 최고 프리미엄 라인 제품이다.
프리미엄 직영 매장 '에이스스퀘어' 출점에도 적극적이다. 올해만 3개 매장을 출점했으며 연내 2~3개 매장을 추가 오픈할 예정이다. 지난달 34번째 에이스스퀘어 '충주점'을 오픈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하반기 실적 회복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대리점 판매 비중이 80% 이상인 에이스침대 특성 본사의 경기 체감에는 1~2개월의 시차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2분기와 3분기 저조한 가구업계 분위기는 하반기 실적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 또 한샘, 현대리바트, 템퍼 등 경쟁업체들이 부상하는 점도 부담이다.
에이스침대 관계자는 “업계 전반에 걸쳐 금리 인상, 인플레이션 등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영향이 반영됐다”며 “3분기에도 다양한 소비자 접점을 확대해 지속적으로 체험 기회를 넓혀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민경하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