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홍 교수팀, 노화 진행과정 인체 유해성과 한반도 기후변화 영향 변화 가능성 제시
국내 연구진이 서해상에서 발생하는 초미세먼지 입자 산화도가 갈수록 증가해 인체에 더 유해하고 수분을 잘 흡수해 구름 형성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처음 밝혀냈다. 국민 건강과 기후변화에 영향을 주는 초미세먼지 이동과 변화를 규명하는 데 기여할 전망이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총장 김기선)은 박기홍 지구·환경공학부 교수(초미세먼지진단센터장)팀이 국립기상과학원과 함께 기상 1호 관측선을 이용해 2015~2018년 4년간 4~5월에 서해상에서 초미세먼지를 관측하고 다양한 장거리 이동 입자 종류와 이동에 따른 물리 화학적 특성 변화를 관찰하는 데 성공했다고 5일 밝혔다.
서해상 관측을 통해 중국 등 한반도 서쪽으로부터 유입되는 다양한 초미세먼지 단일 입자의 발생 기원별 노화 정도와 그에 따른 특성 변화를 관찰해 데이터베이스(DB)로 구축한 것은 처음이다.
서해는 다양한 기원을 가진 장거리 이동 초미세먼지가 한반도로 유입되기 전에 거치는 중요한 관문인 동시에 초미세먼지의 다양한 혼합과 노화 과정을 경험할 수 있는 곳이다. 하지만 어려운 현장 접근성과 지속적인 관측이 어려워 지금까지 서해상에서 초미세먼지의 특성 및 변환 과정을 파악하기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박 교수팀이 4년간 관찰한 결과 중국과 몽골 등에서 발생한 장거리 이동 공기괴(공기 덩어리)가 관찰되었을 때는 주로 먼지와 황산화물 입자 타입이 증가했다. 서해에서 가까운 중국이나 한국 내륙에서 기원한 지역적인 공기괴의 경우 검댕과 비산회(플라이애시) 입자가 많았다. 서해에서 발생한 바다 기원 공기괴는 해양 비말 입자가 주로 관찰됐다. 이는 서해상에 바다 기원 입자뿐만 아니라 다양한 이동 경로의 입자들이 존재하고 있음을 제시해준다.
연구팀은 서해상에서 지속적인 노화 및 혼합과정을 겪는 초미세먼지 입자 모양 변화와 화학적 성분 혼합을 다수 관찰했다. 바다 위에서 노화된 입자는 처음 발생했을 때와 비교해 크기와 화학적 구성성분, 광학적 특성 등에서 다르게 변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노화된 입자들은 산화도 증가로 인해 인체에 더 유해할 가능성이 있으며 대기 중 수분을 잘 흡수하는 특성을 갖게 돼 구름 형성 및 지구 복사 열평형에도 영향을 준다.
박기홍 교수는 “이번 관측 결과는 입자 노화가 서해상에서 상당히 진행되고 있고 이는 외부 유입 초미세먼지가 국민 건강과 기후변화 영향에 전혀 다르게 작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해준 것”이라며 “향후 지속적인 선박 관측과 다양한 지상 및 항공 관측을 통해 외부 유입 초미세먼지 감시망을 좀 더 촘촘하게 구축해 한반도로 유입되는 초미세먼지 기원과 다양한 특성, 그 변화를 신속하고 종합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 교수팀이 수행한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초연구사업 등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연구성과는 환경 과학 분야 상위 5.7% 논문인 국제학술지 '환경 오염(Environmental Pollution)' 온라인에 게재됐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