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칼럼]성장통 겪고 있는 인슈어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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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슈어테크는 한마디로 보험핀테크다.

핀테크 중 스타트는 다소 늦었지만 글로벌시장에서 인슈어테크에 대한 관심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우선 투자 확대 추세다. 2020년에 이어 2021년에도 중국의 MediTrustHealth(3억1000만달러), 인도 Acko(2억6000만달러), 홍콩 Bolttech(2억5000만달러), 미국 At-Bay(2억1000만달러) 등 세계 곳곳에서 굵직한 대형 투자로 예비 유니콘이 만들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운전습관, 헬스케어 연계에 이어 새로운 업무 영역 개척도 활발하다. 업무대행 대리점(MGA, Managing General Agent), 임베디드 보험과 특히 미국의 B2B 기술솔루션 인슈어테크가 대표적이다. 기존 보험사들은 새로운 기술·역량과의 시너지를 위해 이들 기술 인슈어테크(소위 인슈어테크핀)와의 전략적 제휴, 파트너십, CVC 투자에 공을 들이고 있다.

글로벌시장에선 왜 이렇게 인슈어테크 바람이 불까.

전문가들은 첫째 보험업 특성상 산업 간 융합효과 포텐셜이 크다는 점을 꼽는다.

보험업은 보험이라는 금융 성격과 보험 대상으로서의 비금융산업 성격을 함께 띤다. 예컨대 생명보험·건강보험은 의료헬스, 손해보험은 자동차·선박 등 다양한 산업과 연결돼 있다. 이에 따라 인슈어테크를 통해 보험의 인터넷·모바일화가 촉진되고, 4차 산업혁명을 통해 산업 간 경계가 허물어지는 융합이 촉진되면 보험업과 보험 대상이 되는 산업 간 융합과 그에 따른 전후방 효과가 엄청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인슈어테크를 통해 다양한 업무 영역과 연결되면서 그 잠재효과가 폭발하고 있다는 평가다.

둘째 보험업은 특히 '21세기 원유'라고 하는 빅데이터를 적극 활용할 수 있다. 기존 보험은 과거 서류상의 데이터정보에 기초해서 위험을 계산해 동일한 보험료율을 적용했지만 이제는 스마트폰·웨어러블기기를 이용해 보험 가입자의 실시간 데이터를 보험료 산정에 쓸 수 있다. 동일한 무사고 운전이라 해도 운전습관이 계속 안전운전이면 보험료를 깎아 주고, 끼어들기·과속으로 좋지 않으면 보험료를 올려 적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셋째 전자기기를 통한 사물인터넷(IoT) 시대로 접어들고 있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이미 전자기기를 통해 구축된 운전습관 빅데이터를 분석해서 보험료를 깎아 주고 있지만 조만간 5G의 초연결·초고속통신이 본격화되고 전자기기의 센서기술도 업그레이드되면 극히 다양한 보험상품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 국내 인슈어테크는 어떤가. 우리나라 인슈어테크도 은행보다 늦게 출발하긴 했지만, 작년까지 보험사의 운전습관 연계, 건강연계 상품출시는 물론, 보맵, 디레몬, 토스, 뱅크샐러드 등 핀테크업체들도 시장에 뛰어들면서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 빅데이터 기반 부동산보험, 공공데이터를 활용한 기술 인슈어테크 등 B2B사업, 디지털GA에까지 신규영역도 넓혀가고 있다. 하지만, 신산업의 성장통이라고 할까. 의료법 이슈에 이어 작년 시작된 금소법 시행으로 최근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특히 금소법상 보험상품 비교·추천서비스를 금융상품 '중개' 행위로 해석함에 따라 인슈어테크뿐 아니라, 마이데이터사업도 보험 분야가 약해졌다는 평가다. 물론 소비자 보호는 대단히 중요하다. 그러나 잠재성장률이 1%대로 추락한 우리나라 상황에서 신산업 성장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소비자 보호도 그만큼 퇴색하지 않을까. 균형 있는 정책과 법규 개정·해석을 기대한다.

정유신 서강대 기술경영대학원장 ysjung1617@sog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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