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원가 부담 커져, 관세 면제 요청
업계, 도시유전 등 신사업으로 위기 돌파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수입 원유에 매기는 관세를 사실상 면제해 줄 것을 당국에 요청했다. 고유가로 원가 부담이 커진 데 따른 고육책이다. 석유화학업계는 차기 정부에서 '도시유전' 등 신사업 가속을 위해 정부와 긴밀히 협력할 방침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석유화학업체는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에 나프타 제조용 원유에 대한 영(0)세율 적용을 건의했다. 영세율은 세금 부과 대상에는 포함하지만 세율을 0%로 적용하는 것이 골자다. 현재 나프타 제조용 원유에는 0.5%의 할당관세가 적용된다.
석유화학업계는 최근 국제 유가가 가파르게 오름에 따라 관세 부담 및 수익성 악화 우려가 커졌다. 지난해 업계가 지불한 할당관세는 약 1800억원에 이른다.
한국석유화학협회 관계자는 “할당관세 부담이 늘어난 만큼 이를 면제해서 업계의 숨통을 틔워 달라는 의견을 정부 당국에 전달했다”면서 “현재 기재부 등과 실무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석유화학업계는 도시유전 등 신사업 강화로 위기를 돌파한다는 복안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유전은 폐플라스틱을 열분해 처리해서 생성된 열분해유를 원유 정제 공정 원료로 사용하는 것이다. 그동안 수입에 의존하던 원유를 대체하는 효과가 있어 경제 효과가 크다. 다만 현재까진 규제 샌드박스 특례조항이어서 여러 제약이 따른다. 예를 들어 사업 추진 기업은 산업단지에 입주할 수 없거나 열분해를 통한 재활용 플라스틱을 식음용기로는 사용할 수 없다. 폐기물처리업 허가도 받아야 한다.
또 다른 협회 관계자는 “현재 도시유전 사업은 일종의 시범 사업 형태로, 본격 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더 넓은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면서 “현재 정부 당국과 협의하고 있다.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류태웅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