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구리 산화 기원을 세계 최초로 원자 수준에서 규명하면서 산화되지 않는 구리 제조 가능성을 열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정세영 부산대 교수, 김영민 성균관대 교수, 김성곤 미시시피주립대 교수 연구팀이 단원자 층 수준 거칠기를 가진 초 평탄 구리 박막을 이용해 구리 산화 작동 원리를 이론과 실험에서 규명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자체 개발한 박막 성장 장치(ASE)로 단원자 층 수준 초 평탄 구리 박막을 구현해 산화가 일어나지 않음을 확인했다.
고분해능 투과전자현미경 등을 사용해 1년간 공기 중에 노출된 초 평탄 구리 박막을 관측한 결과 일반적으로 구리 표면에서 관찰되는 자연 산화막은 물론 원자 한층 수준 산화조차도 관찰되지 않았다.
또 산소가 구리 내부로 들어가기 위한 에너지 변화를 계산한 결과, 표면 거칠기가 두 원자층 이상일 경우 구리 내부로의 산소 침투가 쉽게 진행되는 반면, 완벽하게 평평한 면 이거나 단원자 층일 때는 산소 침투를 위해 매우 큰 에너지가 필요해 상온에서는 산화가 일어나지 않음을 밝혔다. 초 평탄 박막 표면에 존재하는 산소는 산소가 존재할 수 있는 자리의 50%가 차면 더는 다른 산소가 접근하지 못하도록 밀어내 산화를 억제하는 자기조절 기능도 함께 확인했다.
연구팀은 산업 전반에 사용되는 구리 산화 원인을 정확히 밝힘으로써 경제적으로는 나노 회로 등에 사용되는 금을 구리 박막으로 전면 교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세영 교수는 “높은 전기 전도도를 가진 구리에 의한 금 대체는 경제적 이점 및 장비 소형화 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변하지 않는 구리 제조 가능성을 열었다”고 말했다.
한편 과기정통부 개인 기초연구(중견연구) 및 집단연구지원(기초연구실) 사업 등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인 네이처(Nature)에 17일 게재됐다.
이인희기자 leei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