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산업의 핵심 경쟁력은 신규 물질 개발과 특허입니다. 해외 의존도가 높은 디스플레이 소재를 국산화하려면 연구개발(R&D) 투자를 이어 나가야 합니다.”
현서용 피엔에이치테크 대표는 국내도 충분히 '소재 강국'이 될 수 있다며 자신했다. 전문 인재를 적극 활용하면 정보기술(IT)·전자 분야 소재 독립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이는 피엔에이치테크의 사업 비전이기도 하다.
현 대표는 7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 가운데 많은 부분을 수입하는 실정이지만 국산화를 통해 기술 독립을 이어 가고 있다”면서 “피엔에이치테크는 OLED 소재 국산화의 선봉장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지난 1993년 오리온전기에서 액정표시장치(LCD) 개발을 담당하던 현 대표는 한국머크 OLED 사업부장직을 맡았다. 2000년대 초기 디스플레이 시장이 LCD 중심이었을 때부터 OLED 기술과 사업 전략을 체득했다. 향후 디스플레이가 OLED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믿고 있던 현 대표는 더딘 OLED 소재 국산화에 위기감을 느꼈다. 2007년 OLED 소재 독자 기술력으로 피엔에이치테크를 설립한 배경이다. 현 대표는 “디스플레이 소재 국산화를 위해서는 핵심 기술 인력을 확보하고 R&D 투자에 적극 뛰어들어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는 수밖에 없다”면서 “사업 초기부터 수익에 매달리기보다는 R&D에 회사 역량을 집중한 이유”라고 밝혔다.
피엔에이치테크는 R&D 인력 70% 이상을 석·박사급 인재로 채웠다. 매출액 대비 R&D 비용은 평균 15% 수준이다. 여러 각도에서 디스플레이를 봐도 빛이 변하지 않고 선명한 화면을 보여 주는 고굴절 피복층(CPL), 장수명 블루호스트 등 핵심 소재를 개발할 당시에는 매출 대비 R&D 비중이 30%를 육박했다. 모두 일본 등 해외 의존도가 높은 소재다. 피엔에이치테크는 최근 국산화를 완료하고 양산을 개시했다. 현 대표는 “강력한 소재 설계 능력 확보를 시작으로 효율적인 양산시스템까지 구축했다”고 말했다.
현 대표의 R&D 노력은 최근 결실을 보고 있다. 고굴절 CPL은 국내 디스플레이 패널업체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디스플레이 소재 관련 물질 특허는 70여건을 등록했다. 이 가운데 일부는 해외 소재업체에 라이선싱하며 새 수익 모델을 만들었다. 해외 의존도가 높던 디스플레이 소재 분야에서 역으로 국내 기술을 수출하는 단계에 이른 것이다.
피엔에이치테크는 R&D 단계를 넘어 OLED 소재 양산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피엔에이치테크 용인 공장과 진천 공장을 증설하고 있다. 연매출 1000억원 규모가 가능한 시설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현 대표는 “정공수송 재료와 P도펀트 등 고난도 기술이 필요한 다른 소재도 R&D에 이어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여러 OLED 소재의 국산화를 통해 피엔에이치테크만의 기술 저력을 입증하겠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