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고객사 모듈 검증 마쳐
평택 'P-EUV' 공장 건설 탄력
기술 도입 시 생산성 2배 향상
이르면 연내 차세대 제품 양산
삼성전자가 D램 기술 패러다임 전환의 신호탄을 쐈다. 삼성은 업계 최초로 D램 극자외선(EUV) 공정 적용에 성공했다.
전용 공장 구축에도 박차를 가해 빠르면 연내 양산을 시작, 글로벌 메모리 시장에서 기술 초격차를 더욱 확대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25일 EUV 공정을 적용한 1세대 10나노급(1x) DDR4 D램 모듈 100만개 이상을 공급, 글로벌 고객 평가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고객 평가가 완료됐다는 것은 품질과 성능을 고객사로부터 검증받았다는 의미다. D램은 PC, 노트북, 서버 등 정보기술(IT) 기기에서 중앙처리장치(CPU)와 함께 데이터 처리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에 제품 출시 전에 CPU 등 다른 부품들과 시스템 내에서 원활히 작동하는지 호환성을 확인하는 작업이 중요하다.
D램 제조에 EUV 공정을 적용한 것은 삼성이 업계 최초다. 삼성은 미세공정 한계를 돌파하고 반도체 기술 리더십을 강화하기 위해 D램 EUV 기술을 준비해 왔으며, 이제 검증을 마친 것으로 풀이된다. EUV는 파장이 짧은 EUV 광원을 사용해 반도체 웨이퍼에 회로를 새기는 기술이다. 이를 활용하면 반도체 성능을 끌어올릴 수 있고 제조 공정도 단축할 수 있다. 품질 및 수율 향상, 생산성 강화가 가능해 차세대 D램 기술로 꼽힌다.
이제 남은 것은 대규모 양산이다. 이를 위한 작업도 착착 진행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는 'P-EUV' 공사가 한창 진행됐다. 코로나19로 글로벌 산업이 위축되는 상황에서도 높이 수십미터 크기의 대형 타워크레인과 많은 현장 인력은 시설 설치로 여념이 없었다. P-EUV는 D램 전용 EUV 팹이다.
EUV를 적용한 D램 본격 양산 시점은 평택 P-EUV가 가동되는 올해 말 이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에 공개한 EUV D램은 본격 양산이 아닌 테스트 성격이 강하고, 삼성의 다른 반도체 공장인 화성캠퍼스에서 제조됐다. 화성캠퍼스에는 메모리 생산 라인도 있지만 파운드리를 포함한 시스템반도체가 주축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EUV 공정으로 14나노 초반대 4세대 10나노급(1a) D램 양산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평택캠퍼스 P-EUV가 완공되면 이곳에서 EUV D램 대량 생산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EUV D램 적용은 1a D램부터 시작될 것”이라면서 “평택 신규 라인(P-EUV) 가동은 올 하반기를 예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EUV를 이용해 만든 4세대 10나노급(1a) D램은 1세대 10나노급(1x) D램보다도 12인치 웨이퍼당 생산성을 2배 높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성능과 용량을 더욱 높인 4세대 10나노급(1a) D램(DDR5, LPDDR5)을 양산하고, 5세대·6세대 D램도 선행 개발해 프리미엄 메모리 시장에서의 기술 리더십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