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전용 간편결제 서비스 제로페이가 민간 이양 작업을 모두 마치고 한국간편결제진흥원 체제로 재편됐다.
관치 프레임을 걷어내고 세계 최고의 직불 결제 인프라를 갖춘 국민 핀테크 플랫폼으로 거듭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4일 한국간편결제진흥원은 제로페이 전담운영법인(SPC) 출범을 알리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그동안의 성과 발표와 운영계획을 공개했다.
재단법인 한국간편결제진흥원은 중소벤처기업부 주도 제로페이 사업을 민간으로 전환하는 허브 역할을 맡게 되며, 윤완수 웹케시 대표가 최근 초대 이사장에 취임했다.
윤 신임 이사장은 “관치페이, 불편함, 혜택이 없다는 제로페이에 대한 부정적 프레임을 걷어내고 세계 최고의 직불결제망으로 새롭게 태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진흥원은 제로페이 결제 실적이 올 1월 대비 일 평균 22배(건수) 증가했고, 금액도 28배 상승했다고 밝혔다. 가맹점도 꾸준히 증가, 30만개까지 늘었다고 성과를 공개했다.
윤 이사장은 “2020년 상반기까지 가맹점을 50만개까지 늘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도 연계할 수 있는 혁신 인프라로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알리페이, 위챗페이 등 해외 간편결제 사업자와의 연계를 추진할 계획이다.
제로페이 플랫폼 안에 모바일 상품권과 지역화폐, 기업제로페이도 탑재한다.
윤 이사장은 “SPC가 출범한 목적은 제로페이를 세계 최고의 직불 결제 인프라로 만들어 한국 국민이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범용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면서 “오랜 시간이 걸리던 제로페이 도입 프로세스도 온라인 신청이 가능하도록 개편했다”고 말했다.
또 제로페이를 통한 교통결제, 근거리무선통신(NFC), 음파결제 등 사용자 편의성을 고려한 신규 결제 방식 도입도 추진한다. 특히 교통 결제의 경우 현금으로만 결제 가능한 지하철 정기권을 제로페이로 이용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강력한 고객 유입을 위해 법인용 제로페이도 상용화한다.
각종 업무추진비 등을 법인카드 대신 제로페이로 결제할 수 있게 된다. 법인 대상으로 제로페이 플랫폼 사용이 본격화되면 제로페이 가맹점과 사용처가 크게 늘 것으로 전망된다. 경남도, 부산시, 전북 전주시, 경남 창원시 등이 법인 전용 제로페이 사용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4곳을 거점으로 법인 제로페이 파일럿 테스트를 실시하고, 내년 초에 일반 공공기관으로 확산할 계획이다.
윤 이사장은 “한국에 직불결제 인프라를 깔지 못하면 국내 핀테크는 머지않아 중국, 캄보디아를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에 뒤처질 것”이라면서 “가맹점이 약 100만개 확보된다면 중국을 따라잡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이고 해외 간편결제까지 연동한다면 제로페이 결제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윤 이사장은 정부 협력도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직불결제라는 도로 인프라를 닦고 수리하는데 돈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 만큼 정부는 많은 자동차가 도로를 편하게 달릴 수 있도록 유지·보수를 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설명했다.
간편결제진흥원은 올해 말까지 출연금 문제를 마무리하고 가맹점 확보와 결제인프라 구축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