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모바일 결제 이용률이 한국보다 3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 상하이지부가 23일 발표한 '제3자 모바일 결제 시장 한·중 비교 및 시사점'에 따르면 한국과 중국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94.1%와 69%로 한국이 높았지만 모바일 결제 이용률은 한국 26.1%, 중국 71.4%로 중국이 압도했다.
중국 내 모바일 결제 이용액도 2014년 6조위안에서 작년에는 190조5000억위안으로 4년 새 약 32배 커졌다.
중국 모바일 결제 시장은 알리페이와 위챗페이가 편리성, 범용성, 낮은 수수료를 무기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이들은 특정 단말기가 필요없는 QR코드 방식으로 가맹점 비용 부담과 소비자 진입장벽을 낮췄고 신용카드보다 낮은 수수료로 시장을 확대했다. 모바일 결제 시장의 성장은 인터넷 쇼핑과 차량 공유, 음식 배달 등 서비스 온·오프라인연계(O2O) 시장의 폭발적 확대로 이어졌다.
한국은 삼성페이,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페이코 등 공급자별 이용방식이 달라 모바일 결제 수요 창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소비자와 판매자들은 공급자별 특정 앱을 이용해야 하거나 단말기를 보유해야 하며 특정 가맹점에서만 이용 가능한 경우도 있어 중국의 편의성과 범용성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신용카드의 높은 보급률, 낮은 수수료, 많은 가맹점 수 등도 모바일 결제 수요 확대를 더디게 하고 있다.
보고서는 한국 정부가 '제로페이' 등을 출시하며 직접 서비스 공급 주체로 개입한 것에 비해 정책 환경 조성에 있어서는 다소 소극적인 점을 지적했다. 직접 시장을 주도하기 보다는 민간 공급자를 위해 경제 환경을 조성하고 세제 혜택 등의 유인책을 마련하는 '환경 조성자'로서의 역할을 잘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양국 모바일 결제 환경이 상이하고, 모바일 결제가 O2O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관련 산업의 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만큼 이를 촉진할 수 있는 '한국형 모델'의 발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심준석 무역협회 상하이지부장은 “모바일 결제 서비스는 이용자 편리성 확대는 물론 핀테크 산업 발전까지 촉진시키는 장점이 있다”면서 “한국은 중국의 QR코드 모델을 따라가기보다는 신용카드의 높은 보급률에 기반한 모바일 신용결제 서비스 등의 비즈니스 모델을 적극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