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여야가 합의하면 내일이라도 청문회에 참석하겠다고 밝혔다. 조 후보자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여야 합의를 통한 청문회가 열리면 참석할 예정이냐'는 질문에 “기자간담회와 별도로 국회에서 청문회를 내일 연다면 내일 참석하겠다”고 밝혔다.
조 후보자는 사퇴 여론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에 “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50%라는 점 뼈아프게 반성하고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조 후보자는 자녀의 장학금이나 사모펀드 의혹에 “비판의 취지를 따갑게 받아들인다”며 “공직자 후보, 장관 후보의 거취는 무거운 자리다. 많은 비판이 있고 검찰 수사를 통해서 정부 기관에 관련 기관에 조사를 통해 밝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거취 문제는 쉽사리 선택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무겁게 행동하겠다”며 “지난 3주간에 많은 비판을 받으면서도 침묵하고 거취 표명을 안 했던 이유”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사상 초유의 '국민 청문회'를 열었다. 국회 차원의 인사 청문회가 열리지 않고 국민 청문회 성격의 기자간담회가 열린 것은 처음이다. 여당과 조국 후보자는 단 3시간을 남겨두고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통보했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 인사 청문회가 무산됐다고 판단, 오후 3시 반 국회에서 대국민 기자간담회를 열고 조 후보자가 직접 의혹을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조 후보자는 이해찬 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직접 소명 기자회견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후보자는 국회 본청에서 시간 제한을 두지 않는 무제한 간담회 방식으로 기자 간담회를 여는 방안을 요청했다.
청와대는 이날 간담회를 두고 “조 후보자의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인사 검증이 기자간담회 형식으로 충분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저희가 판단할 문제가 아니고 국민이 판단할 문제라 본다”고 답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를 마치고 나오면서 조 후보자 기자회견을 두고 “신성한 민의의 전당인 국회와 국민을 능멸하는 행위”라며 “안될 일이 일어난 것이고, 국회를 모멸한 행위”라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조 후보자가 서 있을 곳은 검찰청이 맞지만, 법대로 성립되는 국회로 청문회에 나와야 한다”며 “순연되는 일정에 맞춰 그때 국회에 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바른미래당은 이날 간담회를 '불법 청문회'로 규정하고 문재인 대통령을 포함한 관계자 전원을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불법 청문회인 국민 청문회 강행은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의 원칙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며 “관련 법령을 검토해 문재인 대통령을 포함한 관계자 모두를 권한 남용으로 고발하겠다”고 말했다.
3시간 전 기자간담회 발표는 이례적인 일이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갑자기 3시간 후에 기자회견을 열면 국민들이 보기에 의혹이 해소될 것이라 보느냐'는 질문에 “이 과정이 갑작스럽다고 국민들이 생각하실까요?”라면서 “마침내 후보를 통해 직접 확인할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이날 민주당 내에서도 간담회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부겸 민주당 의원은 민주당 의총 개의에 앞서 “왜 기자회견을 (국회) 여기서 하느냐”며 “어떻게 후보자가 국회에 와서 하나”며 반대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