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국회의장은 “청와대와 여야, 국회가 본분을 다해 국민통합으로 나아갈 때 비로소 '나라다운 나라'를 완성할 수 있다는 것을 가슴깊이 새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의장은 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20대 국회 마지막 정기회 개회사를 통해 이 같이 밝히고 정치권의 대립과 갈등, 불신 해소를 촉구했다.
문 의장은 “현재 국회는 여야의 끊임없는 대립과 갈등이 지속되는 매우 어려운 정국”이라면서 “사안마다 온갖 대립과 혼란으로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마지막 정기국회가 더욱 극렬한 대치와 정쟁으로 얼룩질 것이라는 불안함을 감출 수 없다”고 우려했다.
문 의장은 “그럼에도 8개월 후 내년 4월 15일 21대 총선에서 다수의 국회의원은 유권자에게 다시 일 할 기회를 달라고 할 것”이라며 “20대 국회 시작 후 3년 3개월 임기를 보낸 지금 시점에서 어떤 성과를 근거로 다시 일 할 기회를 달라고 할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책임은 국회, 여당과 제1야당에게 있으며 청와대와 정부도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일침했다.
여당은 여당, 야당은 야당다워야 하고, 청와대도 청와대다워야 한다며 여야와 청와대가 모두 본분을 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문 의장은 “먼저 여당은 국회 일원으로 당당히 청와대를 비판할 의무가 있으며 '청와대 거수기' 소리를 듣는다면 삼권분립의 시스템이 무너진다”고 꼬집었다.
야당에 대해선 “야당의 제1책무는 비판과 견제에 있지만 '반대를 위한 반대' '발목잡기'가 아니어야 한다”며 “정부여당이 잘 할 때는 시원하게 칭찬하고 국익을 위해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의장은 대통령과 청와대에 대해서도 일침했다. 그는 “대통령과 청와대는 현 헌법체제 하에서 모든 가치의 총화이자 국정 최종 결정권자이며 최고 책임자”라며 “지금 시점에서 대한민국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국민통합”이라고 역설했다. 국민 저력과 국력을 한 데 모으는 통합 능력이 민주적 리더십의 기본이자 국가경영의 원동력이라고 부연했다. 국민과 야당과 소통한 뒤 여당과 소통해 국민통합을 제1목표로 세워야 한다고 제언했다.
문 의장은 “20대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를 통해 이 국면을 뚫고 위기를 극복하자. 국론을 모아 국민통합으로 대한민국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길을 터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 의장은 개회사 직후 여야 교섭단체 3당과 합의한 정기회 의사일정도 의결했다.
여야는 9월 17~19일까지 교섭단체 대표연설, 23~26일 대정부질문, 9월 30일부터 10월 17일까지 국정감사, 10월 22일부터 내년도 정부예산 심사를 한다. 각 상임위원회의 법안 심사 등은 9월 3일부터 지속적으로 진행된다.
그러나 이날 여당에 의해 전격 결정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대국민 기자간담회 여파로 인해 제1·2야당인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반발이 거세면서 의사일정이 순조롭게 진행될 지는 미지수다.
안영국 정치 기자 an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