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사이트]김동건 넥슨 데브캣 스튜디오 총괄 프로듀서 “게임을 만든다는 것, 내 이야기를 코딩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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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딩 필요성을 잘 모르는 학부모 세대는 기계적으로 자녀에게 학습을 강요한다. 교육과정이기 때문이다. 학생이 '왜 배워야 하는가'라는 근원적 질문을 던지는 이유다. 수학과 마찬가지로 단순히 논리적 사고를 길러준다는 상투적인 답변으로는 성이 차지 않지만 어쩔 수 없이 시험을 봐야 하기 때문에 암기해서 코딩하는 이상한 일도 발생한다.

이런 '코딩을 왜 배워야하는가?'에 대한 물음에 김동건 넥슨 데브캣 스튜디오 총괄 프로듀서는 코딩이 자신을 드러내 공감 받고 싶어하는 인간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도구라고 답한다.

김 프로듀서는 “개발자 체험을 담아 만든 게임을 플레이하면 상호작용 때문에 플레이어는 마치 자신의 체험처럼 느끼게 된다”며 “상호작용에 스토리를 더하면 그게 바로 게임”이라고 말했다.

이어 “개개인 삶과 체험이 스토리텔링이라면 상호작용은 체험을 전달하는 방식”이라며 “상호작용을 현실로 만들어 내는 기술이 코딩이므로 게임을 만드는 것은 곧 자신의 이야기를 코딩한다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삶을 표현하기 위해 코딩을 배우고 사용하라는 설명이다. 사람은 자신이 속한 사회에서 공감을 받고 싶어 자신을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다. 공감을 받기 위해서는 체험 전달이 중요하다. 체험을 전달한다는 측면에서 게임은 가장 뛰어난 미디어다. 상호작용이 빈번하게 일어나며 둘러싸고 있는 모든 환경을 오롯이 경험할 수 있다.

현재 많은 게임 개발자가 청소년기 체험을 재현하는 게임을 만들고 있다. 청소년기에 체험한 삶이 가장 반복하고 싶은 그리운 기억이다.

김 프로듀서 대표작 '마비노기'도 청소년기 체험이 바탕이 됐다. 현실에서 도피하고 싶을 정도로 힘들었던 어린 시절과 또 다른 나로 태어나고 싶다는 간절한 희망을 게임으로 표현했다. 마비노기의 백미로 꼽히는 캠프파이어 역시 체험에서 나왔다.

그는 “부모님이 일해서 항상 집에 혼자였는데 돌아가신 아버지와 같이 캠핑했던 기억에서 기획했다”며 “내가 게임을 만들고 보니 '내가 어릴 때 이렇게 살아서 이런 게임을 만들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 프로듀서는 또 “청소년기 삶과 체험이 게임을 만드는 가장 중요한 재료”라며 “이 재료를 다른 사람도 체험할 수 있게 코딩에 이야기를 붙인 게임으로 만들어보면 좋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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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건 넥슨 데브캣 스튜디오 총괄 프로듀서

전업 게임개발자가 꿈이 아니라도 이 말은 유효하다. 게임을 즐겨 플레이하는 청소년층에게 게임은 단순 놀이 도구뿐 아니라 친교, 문화생활 역할도 한다. 접근성이 좋으며 심리적 장벽이 낮다. 자연스럽게 자신이 경험한 이야기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코딩을 접할 수 있다. 어렵고 딱딱한 학문에서 놀이로 변하는 효과가 발생한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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