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냉각 시장 열린다…델, 서버 액침냉각 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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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침냉각 방식이 적용된 서버(출처: 델)

차세대 냉각 기술로 주목 받는 액침냉각 시장이 급부상할 조짐이다. 서버 시장 1위 업체인 델이 액침냉각 지원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연구개발(R&D)을 진행한 델이 액침냉각에 대한 워런티(보증)를 추진하고 있다. 내부적으로 보증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구체적인 시점과 범위 등에 대한 최종 의사결정을 앞두고 있다.

이 사안에 밀접한 업계 관계자는 “델이 최근 본사 차원에서 액침냉각 보증을 지원하기로 했다”면서 “엔비디아도 액침냉각 전담팀을 만든 상황이라 액침냉각 시장 개화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델이 액침냉각을 보증한다는 건 자사 서버를 액침냉각으로 식혀도 이상 없다는 걸 담보한다는 뜻이다. 델이 구체적으로 어떤 서버를 출시할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보증을 준비한다는 건 출시가 임박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델은 수년간 액침냉각을 준비해왔다. 2021년 액침냉각 시장 1위 업체인 미국 '그린 레볼루션 쿨링(GRC)'와 협력을 시작했다. 또 같은해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 1위인 인텔도 GRC 파트너에 이름을 올리면서 협업했다. 지난해는 액침냉각유 확보 차원에서 SK엔무브와 손을 잡았다. 여기에 지난 8월 엔비디아까지 액침냉각 전담팀을 만들자 델이 공식적인 액침냉각 서버 보증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

델이 액침냉각 대응 서버를 출시하려는 이유는 AI 반도체 발열 증가에 있다. AI 반도체는 성능이 향상되면서 발열량이 늘고 있다. 반도체 발열을 수치화한 열설계전력(TDP)으로 보면 엔비디아 'A100'은 400W이었으나 'B200'은 1000W로 2배 이상 늘었다. 공기를 이용하는 공랭식 냉각은 한계에 도달했으며, 현재 냉각액을 칩에 맞닿은 냉각판에 직접 순환시켜 열을 제거하는 'D2C(Direct to Chip)' 방식이 주로 사용되고 있다.

액침냉각은 이보다 효율이 더 높다는 평가다. 비전도성 냉각액에 반도체를 직접 담가 식히는 방식인데, 액체는 공기보다 열전도율이 높아 칩을 빠르고 효과적으로 냉각한다. 또 냉각에 필요한 전력 소비를 40% 가량 줄여 데이터센터 운영 비용도 줄여준다.

지금까지는 액침냉각 환경에서 CPU, GPU, 메모리 등 서버에 들어가는 부품들의 내구성이 부족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버 제조사들이 보증 지원 서버를 출시하지 않았던 이유다. 그러나 기술 개발로 부족분이 채워진 것으로 보인다.

업계 선두 업체인 델이 보증 지원을 시작하면 액침냉각 시장 개화 속도는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델 이외에도 기가바이트, 슈퍼마이크로가 액침냉각 대응을 위한 공급망을 구축 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가장 핵심은 GPU에 대한 보증”이라며 “델이 초기에는 GPU를 제외한 제한적인 보증을 제공할 가능성도 있으나, 엔비디아 정책에 맞춰 이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박진형 기자 j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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