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한국 대통령 만나 혁신 아이디어 공유한 손정의 회장…문 대통령과 '벤처 투자' 경험 공유

손정의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은 역대 우리나라 대통령을 만날 때마다 혁신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사업 계획을 밝혔다. 손 회장이 창업한 소프트뱅크는 100조원 규모의 투자펀드를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손 회장이 방한할 때마다 화제를 모은 이유다.

손 회장은 가깝게는 2016년 9월 당시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 10년 내 신산업 분야 5조원 규모 투자 계획을 밝혔다. 2011년 6월에는 이명박 대통령을 만나 몽골 고비 사막에 대규모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를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이보다 앞서 1997년에는 김대중 대통령을 접견하고 경제 위기 탈출구로 초고속인터넷을 제안했다. 우리 정부의 정보통신 인프라 확대에도 기여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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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찾은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

4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회동은 벤처 창업·투자 부문에 초점이 맞춰졌다. 손 회장은 신속한 투자 결정과 함께 위험을 무릅쓴 '통 큰' 베팅으로 유명하다. 중국 알리바바 그룹의 마윈 회장과 단 5분 면담 뒤 투자를 결정한 것은 널리 알려진 일화다. 최근 손 사장은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생명공학, 로봇 등을 비롯한 4차 산업혁명 관련 신산업에 통 큰 투자를 이어 가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 쿠팡에도 약 30억달러(약 3조5000억원)를 투자했다.

손 회장은 문 대통령에게 벤처 창업·투자 경험에 대한 자신의 소견을 적극 밝혔다. 우리나라에서도 '벤처붐'은 혁신 성장의 중요한 한 축이다. 이보다 앞선 3월 정부는 '제2 벤처붐 전략'을 발표하면서 한국 유니콘 기업을 20개로 늘리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문 대통령은 5월 9일 취임 2주년 특집 대담에서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결코 낮지 않지만 잠재성장률이 점점 낮아지고 있는 것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면서 “제2 벤처붐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신설 벤처 기업 수와 벤처 투자액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니콘 기업도 9개로 증가, 세계 5위다.

이날 회동은 또 다른 측면에서도 주목받았다. 최근 일본 정부의 보복성 수출 규제 조치로 한일 관계가 악화일로로 치달은 상황에서 일본 대표 기업인을 만났기 때문이다.

손 회장은 1957년 일본 사가현 도스시의 빈민가에서 태어난 재일교포 3세다. 손 회장의 할아버지는 대구에서 18세 때 일본 규슈로 건너가 탄광노동자로 일하다 도스시로 이주한 소작농 출신이다. 손 회장은 1981년 24살 나이에 창업자금 1000만엔을 갖고 지하 차고에서 소프트뱅크를 설립, 일본 최대 소프트웨어(SW) 유통 회사이자 정보기술(IT) 투자 기업으로 일궜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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