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사업을 확장하면서 국내 시스템반도체 업체와 함께 성장하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국내 반도체 설계 업체들에게 7나노(㎚) 극자외선(EUV) 기반 초미세 공정 등을 적극 지원해 국내 반도체 생태계 내실을 다지는 데 앞장선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3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호텔에서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19 코리아'를 열고 삼성 파운드리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 반도체 설계 업체와 함께 성장하겠다고 밝혔다.
정은승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사장은 포럼 기조연설에서 “삼성전자는 반도체 불모지에서 사업을 시작해 역경을 딛고 업계 1위에 오른 경험이 있다”며 “국내 팹리스 기업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디자인 서비스, 제조, 패키지 등 개발부터 양산까지 협력 생태계를 활성화해 시스템반도체 산업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파운드리는 반도체 설계업체들이 칩 디자인을 하면, 대신 생산을 맡는 사업이다. 최근 파운드리 사업 확장에 시동을 건 삼성전자는 현재 세계 파운드리 업계 1위인 대만 TSMC 시장 점유율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시스템반도체 시장이 활성화되면 삼성전자도 고객사를 다수 확보할 수 있다.
지난 4월 정부가 시스템반도체 육성 방안을 발표한 것과 함께 삼성전자도 관련 투자를 대폭 늘렸다. 133조원 투자와 1만5000명 고용 창출을 통해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글로벌 1위를 달성하겠다는 '반도체 비전 2030'을 선포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포럼에서 인공지능(AI), 5G, 전장, IoT용 반도체 제조에 활용될 EUV 공정 기술부터 저전력 FD-SOI, 8인치 솔루션 등 다양한 파운드리 포트폴리오를 소개했다. 설계 회사들이 삼성 파운드리 공정 기술과 서비스를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파트너들과 협력을 확대한다. 삼성전자는 최근 차세대 트랜지스터 구조의 3나노 공정 설계 키트를 시스템반도체 고객사에게 배포하기도 했다.
파운드리 기술 트렌드를 공유하는 삼성 파운드리 포럼은 매년 국내 뿐 아니라 미국, 중국 등 세계 주요국에서 열린다. 이번 한국 포럼에는 작년보다 약 40% 증가한 500명 이상 시스템반도체 고객과 파운드리 파트너가 참석했다. 행사 내 전시 부스에도 참여 기업이 2배가량 늘었다.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