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소들이 카타르에서 24조원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수주 잭팟'을 터뜨릴 전망이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 3사는 카타르 국영석유 산하인 카타르 가스에서 실시한 LNG운반선 수주 입찰에 40척씩 총 120척을 응찰했다. 1척당 선가가 2000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규모는 24조원대에 이른다. 조선산업 사상 단일계약 가운데 최대다.
애초 경쟁사로 꼽혔던 미츠이 E&S 조선 등 일본 조선소들은 입찰을 보류한 것으로 확인됐다. 단가 경쟁력에서 뒤처진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조선 3사는 응찰 전량을 수주할 전망이다. 카타르가 원하는 납기일(2023~2026년 인도)을 맞출 수 있는 데다 요구 선형인 멤브레인형을 제작할 수 있다. 동시 충족 가능한 조선소들은 전무하다. 조선 3사는 각각 연간 10척씩 4년에 걸쳐 인도한다는 계획을 써낸 것으로 전해졌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 3사 선박 건조 능력은 1개사당 연간 15척에 달하지만, 일본은 이를 크게 밑돈다”며 “특히 일본 조선들의 주력은 멤브레인형이 아닌 모스형”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카타르간 우호적인 관계도 힘을 실어주고 있다. 앞서 연초 방한한 타밈 카타르 국왕은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한국이 선박 수주 경험이 많고, 기술력에서 정평이 난 만큼 앞으로 LNG선 도입에 좋은 협력 관계를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추가 수주 가능성도 나온다. 카타르는 2024년까지 자국 가스전인 노스필드를 확장해 LNG 생산능력을 연 7700만t에서 1억1000만t까지 높일 계획이다. 또한 같은 해 미국 텍사스 주에서 엑손 모빌과 손잡고 연산 1600만t의 대형 프로젝트 '골든패스 LNG'를 개시한다. LNG를 실어 나를 운반선이 추가로 필요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런 이유로 업계안팎에선 최종 발주 척수가 120척을 상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른 조선업계 관계자는 “한국과 LNG수입량 1, 2위를 다투는 일본이 카타르 정부에 LNG 수입계약 시 LNG운반선 신조를 포함하는 조건을 내세울 수 있다”면서 “하지만 이번 입찰은 화주들의 입김이 크게 작용하는 소위 맞선 방식인 만큼, 현재로선 국내 3사의 전량 수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류태웅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