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은 있는데 신제품은 사라진 유선청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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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에 있는 한 가전 매장. 무선청소기 제품이 청소기 코너 전면에 배치됐다.<전자신문DB>

유선청소기 명맥이 끊기고 있다. 신제품이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무선청소기 열풍에 밀려 유선청소기의 입지가 좁아지는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올해 들어 유선청소기 신제품 출시 절벽은 유례없이 가파르다. 현재로서는 신제품이 출시될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20일 한국에너지공단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올해 들어 전기진공청소기 분야 효율등급제도 신고 제품은 5개에 그쳤다. 올해 절반이 지난 시점에서 제조사들이 사실상 신제품을 내지 않은 수준이나 마찬가지다. 주요가전사 가운데에서는 일렉트로룩스가 지난 4월 신형 유선청소기 퓨어C9를 내놓는 등 후속제품을 꾸준히 출시 중이다.

전자제품의 에너지소비효율등급을 측정하는 효율등급제도는 제품을 시중에 판매하기 위한 필수적인 절차다. 신고 시점과 실제 제품 출시 시점 차이는 있을 수 있으나, 해당 품목 신제품 출시 현황을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지난해 41개 제품이 신고를 마쳤고 2017년 69개, 2016년 63개, 2015년 56개 제품이 효율등급제도를 통해 에너지소비효율등급을 취득했다. 지난해 역시 50~60개 선이었던 예년 수준에서 상당부분 감소한 수치다. 이미 지난해 크게 꺾였던 신고 건수는 올해 바닥을 치고 있다. 시장에서 급격하게 좁아진 유선 청소기 입지를 보여준다.

오프라인 유통업계에서는 신형 유선청소기는 찾기 힘들다. 주요 가전양판점 관계자는 “유선청소기 비중이 너무나 줄어들었다. 향후 예정된 신형 유선청소기 시판 계획은 아직 없다”고 답했다.

단가가 높은 대형가전과 달리 단가가 낮은 편인 청소기는 온라인 채널을 통해 구매가 이뤄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나 온라인 채널마저 판매실적은 우울하다. 다나와에 따르면 2017년 1분기 43.7%였던 무선청소기 판매량 점유율은 올해 1분기 기준 64.2%로 유선청소기 판매량 점유율을 뛰어넘었다. 지난달 기준 점유율은 66.4%로 다나와 집계 기준 역대 최대치다. 동시에 유선청소기 점유율은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다.

다나와 측은 “무선청소기는 100만원을 호가하는 프리미엄 무선청소기 판매 비중이 크다”면서 “무선청소기와 유선청소기 판매액수 차이는 판매량 수준 격차를 훌쩍 뛰어넘는다”고 설명했다.

반면에 상중심 프리미엄 청소기를 중심으로 재편된 무선청소기 상승세는 무섭다. 무선이라는 편의성과 실생활에 지장없는 흡입력까지 갖췄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국내 소비자를 겨냥한 '물걸레 키트'까지 선보이며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무선청소기 트렌드에 밀려 유선청소기는 점점 단종되고 신제품은 나오지 않는 샌드위치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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