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태의 유니콘기업 이야기]<59>배달앱 선두 주자 '도어대시'

지난해 우리나라의 배달의민족(회사명 우와브러더스)이 유니콘기업 반열에 오른 것은 기쁜 일이다. '배민'보다 앞서 비슷한 사업으로 유니콘기업에 오른 기업이 '도어대시'다. 현재 기업 가치 71억달러(약 8조5000억원)로, 355개 유니콘기업 가운데 22위다. 알려진 바로는 이미 14억달러의 총 펀딩에 5억달러 이상의 펀딩을 추가로 받을 예정이어서 기업 가치는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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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어대시는 2013년 미국 스탠퍼드대 학생들인 앤디 팡, 스탠리 탕, 토니 쉬, 이반 무어의 공동 창업으로 시작됐다. 당시엔 이미 '심리스' '그러브허브' 등이 음식 배달로 성공하고 있었다. 이들 업체는 식당과 고객을 연결만 해 주고 수수료를 챙기는 회사였다. 반면에 도어대시는 배달 사원을 두지 못한 식당의 배달을 대신해 주는 사업을 창안했다. 이 차이는 매우 적은 것처럼 보이지만 시 외곽이나 캠퍼스에서 원하는 피자, 중국음식을 자유롭게 시켜 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고객이 크게 반겼다.

창업자 네 명의 경력도 눈여겨볼 만하다. 무어는 뮤직 비디오와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인 '베보(Vevo)' 창업에 참여했다. 쉬는 매킨지컨설팅에서 산업 분석가와 핀테크 유니콘 기업 '스퀘오(Square)' 및 페팔·레드레이저·이베이 등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 팡과 탕은 페이스북에서 여름 방학 때 함께 일했다. 무어와 쉬는 스탠퍼드대 경영대 친구, 무어와 탕은 2012년 학교에서 수업 과제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친해진 인연으로 공동 창업했다.

탕은 홍콩에서 자랐다. 그가 11세 때 학교가 외부 간식의 반입을 금했다. 그는 그때 지역 편의점에서 산 간식을 급우들에게 3배 가격으로 되팔았고, 이 이야기는 구글의 에드센스와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의 저자 로버트 기요사키에 의해 소개되기도 했다. 그는 이 경험을 살려 '14가지 인터넷 백만장자 이야기, e밀리언스'라는 저서를 써서 가장 나이 어린 억대 수입을 내는 베스트셀러 저자가 된 천재다.

이들은 스탠퍼드대 학생들이 6달러 정도 배달 서비스 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특히 학생들에게 단체 주문 기능을 제공한 것이 크게 환영 받았다. 45분 이내에 배달이 가능한 서비스가 탄생한 배경이다. 2018년 600개 도시에서 출발해서 한 해 만에 미국 도시의 80%인 3000개 도시에서 서비스를 제공했다. 지난해 말 약 30만개 식당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2018년 말 도어대시는 우버이츠, 그러브허브를 추월해 1위로 올라섰다. 편의점 체인 세븐일레븐의 샴푸와 세제 등을 집으로 대신 배송해 주기도 하고, 주류 배송이 허용된 주에서는 주류 택배를 담당하고 있다. 3700개의 호텔과 고객에게 음식을 배달하는 협력 체계도 구축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음식 배달뿐만 아니라 애틀랜타의 월마트 식재료 배송을 대행하는 협력 사업도 시작했다. 최근에는 이민자와 망명자의 식당 자영업 성공을 돕는 사업을 하고 있다. '국경 없는 부엌'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도어대시 애플리케이션(앱)에 무료 광고 기회를 제공하고, 첫 6주 동안은 배송 비용을 면제해 주는 사업을 하고 있다. 이러한 아이디어는 공동 창업자들이 중국과 홍콩으로부터 이민 온 2세라는 경험도 작용했다.

배달 사원들은 우버처럼 종업원이 아닌 계약 단가로 지불하면서 최저임금의 보호 대상이 되지 않는다. 소비자들이 더한 팁을 배달사원에게 직접 전하지 않고 사용한 것으로 소송을 당하기도 했고, 배달을 원하지 않는 식당이 도어대시를 상대로 배달을 금지해 달라는 소송을 당하기도 하면서 논란에 휩싸이기도 한다. 이는 공유경제에 대한 사회 규범이 진화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도 도어대시는 미국에서 가장 뜨거운 '지역 공유경제 물류회사'로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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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태 KAIST 교수 btlee@business.ka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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