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래의 콘텐츠 脈] 〈4〉K콘텐츠 글로벌 확산, 문화 감수성과 콘텐츠 리터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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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래 용인대 문화콘텐츠학과 특임교수·前 한국콘텐츠진흥원장

최근 K팝 밴드의 해외 공연 관람 에티켓으로 시작된 논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증폭되면서 동남아와 한국의 누리꾼들 간에 온라인 갈등 양상을 보인 사례가 언론에 보도됐다. 대형 카메라 촬영과 현장에서 실랑이하는 모습의 영상이 확산되고, 이후 국가와 문화에 대한 모욕적인 발언과 조롱이 비방전으로 이어지고, 한국 콘텐츠뿐만 아니라 한국 제품 불매운동까지 벌인다는 것이다.

K콘텐츠 글로벌 확산으로 한류의 다양한 긍정적 효과를 보고 있다. 해외 한류 팬 수는 2023년 말 기준 2억2500만명에 달한다. K콘텐츠가 세계적으로 흥행하면서 한국의 이미지 및 브랜드가 제고되고, 해외 관광객 유입을 증대시키며, 뷰티·식품 등 소비재 제품을 포함한 연관 산업에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더해준다. 다양한 전·후방 효과를 창출하고 있다.

콘텐츠는 경험재의 특성이 있다. 소비자는 콘텐츠를 체험하기 전에는 그 가치를 알 수 없는 반면에 소비(경험)를 통해 그 진가를 알 수 있다. 콘텐츠의 소비는 콘텐츠 자체의 경험뿐만 아니라 연관된 제반 환경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그리고 감정이 개입된다. 이는 국가와 문화에 대한 호감으로 연결되고, 여행과 제품 구매, 투자 등 부가 시장에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 SNS와 같은 온라인 공간에서 집단적으로 상대 국가나 문화를 비하하고 모욕적인 조롱이 퍼지는 경우, 이는 비호감으로 나타나고 연관 산업에도 부정적인 효과로 이어진다. 바로 위의 사례가 이를 잘 보여준다. 한류에 대한 호감에서 벗어나 한국 콘텐츠와 제품을 거부하고,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결집을 보이면서 문화 갈등의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콘텐츠 산업은 플랫폼 네트워크와 디지털·온라인으로 인해 글로벌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종래에는 콘텐츠가 다른 나라에 전파되는 데에 장기간 소요되고, 유사한 논쟁의 경우에도 상대적으로 확산에 한계가 있었다고 본다. 이제는 변화된 환경에서 갈등의 불씨는 소셜 미디어상 재빠르게 전파되고 응집된 결집력을 보이면서 집단 간의 논쟁과 다툼으로 확대 재생산하는 구조와 환경이 되고 있다. 콘텐츠 체험 과정에서 나타난 갈등 이슈가 우리 국가나 문화에 대한 혐오, 연관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에 대한 리스크 관리가 중요해진다.

한국 콘텐츠산업은 국내 시장이 상대적으로 협소하다. 글로벌 시장을 지향해야 한다. 글로벌 시장에의 진출은 다른 국가의 문화와 부딪히게 된다. 콘텐츠 수출에서 주된 이슈 중의 하나로 문화적 할인(cultural discount)이 언급된다. 한 국가의 콘텐츠가 다른 문화권으로 진출할 때, 언어, 관습, 전통, 문화 등의 차이로 인해 그 가치가 떨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문화적 할인의 문제는 K콘텐츠 산업 생태계에서 다른 문화를 염두에 둬야 함을 의미한다. 한류는 감정과 정서를 바탕으로 한다. 이는 신뢰와 공감을 토대로 한다. 온라인과 글로벌 플랫폼은 알고리즘에 따라 노출이 이뤄지는 구조다. 특히 논쟁이 많은 이슈, 과격한 발언이 상대적으로 많이 노출되고 이것이 다수의 의견으로 오인될 수 있다. 국내 팬과 이용자들의 현명한 대응이 요구된다. 콘텐츠 리터러시 또는 문화 감수성에 대한 이해가 요구된다.

반한류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시스템 검토가 요구된다. 반한류는 사소한 콘텐츠 내용과 형식, 오해의 소지가 있는 댓글이나 발언 등에서 시작돼 눈덩이처럼 커질 수 있다. 콘텐츠 창작과 유통, 체험과 소비에 있어서 문화적 차이를 수용하고 인정할 수 있는 문화 다양성(culture diversity)과 문화 감수성(culture sensitivity)에 대한 인식의 내재화가 요구된다. 콘텐츠 및 연관산업 업계, 팬덤, 소비자 및 문화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협력적 거버넌스 시스템을 통해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조현래 용인대 문화콘텐츠학과 특임교수·前 한국콘텐츠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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