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총리는 12일 중견기업연합회 회장단과 가진 간담회에서 “중견기업은 상장사 일자리 창출의 56%를 담당하는 우리 기업의 등뼈 같은 존재”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도 비슷한 어조로 중견기업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7일 벤처기업인들과 만나 “창업기업이 중견기업, 유니콘 기업, 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창업 생태계를 마련해 주겠다”고 강조했다. 국정 운영의 정점에 있는 대통령과 총리 모두 경제 성장을 위해 중견기업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함께했다. 중견기업을 배제하고 중소기업도 대기업도 없다는 철학을 보여 준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한참 거리가 있다. 중견기업은 중소벤처기업과 대기업 틈바구니에서 존재감이 불분명했다. 중소기업은 건강한 산업 생태계를 위해 최우선적으로 육성하고 지원할 대상이었다. 대기업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측면에서 관심이 높았다. 반면에 중견기업은 설 자리가 넓지 않았다. 기업 정의조차 최근에야 만들어졌다. 막연하게 대기업과 중소기업 중간에 위치한 기업 정도로 불렸다. 중소기업도 위상은 낮으면서 각종 정부 혜택이 대폭 준다는 인식 때문에 중견기업 대열에 끼는 걸 원치 않았다. 오죽하면 강호갑 중견기업연합회 회장이 “중견기업특별법이 2014년 7월 발효해 햇수로 5년째에 접어들지만 피부에 와 닿는 정책 부분이 적다”고까지 토로했겠는가. 기업 생태계에서 등뼈이자 허리 같은 핵심 역할이지만 정부 관심은 미미했다. 그만큼 산업이나 경제 기여도에 맞지 않은 대우를 받아 온 것이다.
아이가 어른으로 곧장 클 수 없듯 기업이 크기 위해서는 필요한 단계를 거쳐야 한다. 중소기업에서 곧장 대기업으로 직행할 수는 없는 법이다. 문 대통령은 공약으로 2022년 '중견기업 5500개, 매출 1조 클럽 80개, 수출에서 중견기업 비중 50% 달성'이라는 정책 목표를 제시했다. 중견기업의 자체 노력도 중요하지만 우선은 정부가 먼저 나서야 한다. 체감할 수 있는 세세한 지원 정책이 나와야 한다. 그래야 중견기업이 대한민국 등뼈로 바로 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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