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의민족(배민)과 쿠팡이츠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 결과 발표가 가까워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제재 수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공정위가 양사의 자진 시정을 받아들이지 않고 대규모 과징금을 부과할 경우 배달 플랫폼과 정부 간 법적 다툼으로 번질 수도 있어 혼란이 우려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배민과 쿠팡이츠의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에 대한 조사 결과를 이르면 이달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배민은 최혜대우 요구 의혹과 불공정 약관 시정 등과 관련해, 쿠팡이츠는 최혜대우 요구와 끼워팔기 의혹 등으로 공정위 조사를 받고 있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종료된 만큼 배달 플랫폼 관련 조사 결과 발표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관건은 공정위가 배달 플랫폼의 동의의결 신청을 받아들일지 여부다. 배민과 쿠팡이츠는 지난해 동의의결을 통한 자진 시정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쿠팡이츠는 지난달에도 최혜대우 요구 의혹 사건과 관련해 동의의결 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동의의결은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를 받는 기업이 자진 시정안을 내고, 공정위가 이를 타당하다고 판단하면 위법 여부를 확정하지 않고 사건을 종결하는 제도다.
양사는 사회적대화기구를 비롯해 여러 논의 자리에서 상생안을 마련할 의지를 내비췄다. 자진 시정안 역시 연간 수백억원 규모의 상생안으로 연결지어질 가능성이 높다. 반면 공정위가 동의의결을 받아들이지 않고 과징금을 부과하면 제재 규모가 수천억원대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 경우 기업이 행정소송에 나서면서 정부와 플랫폼 간 갈등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공정위가 과징금을 부과하면 국고로 귀속돼 이해관계자에게 직접 혜택이 돌아가기 어렵다”면서 “상생안을 수용하면 배달 생태계에 즉각적인 지원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공정위 판단은 국내 배달 산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업계 1위인 배민은 지난해 영업이익 5929억원을 기록했다. 대규모 과징금이 부과되면 영업이익의 상당 부분을 과징금 납부에 써야 할 수 있다. 쿠팡도 지난 1분기 영업손실 3545억원을 기록한 상황에서 추가 부담이 커진다. 이 경우 국내 시장에 대한 재투자 여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는 양사의 최혜대우 요구 등이 경쟁법상 제재 대상이 될 소지가 있다면서도, 엄벌 위주 제재는 시장 수용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성희 호서대 경영학부 교수는 “단기적으로 대형 과징금은 라이더 네트워크, 물류 인프라, 인공지능(AI) 배차 기술 투자 여력을 위축시킬 가능성이 있다”면서 “그 결과 라이더 수익 감소, 입점 점주로의 수수료 부담 전가, 소비자 혜택 축소로 이어질 수 있고 신규 투자 유인도 약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이어 “점주 수수료 부담 완화와 거래조건 개선을 담은 실효성 있는 상생안으로 사건을 종결하는 편이 시장의 예측 가능성과 투자 동력을 동시에 지키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