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비 납기 '2배로'…반도체 생산 계획 중대 변수 급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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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팹 내부(사진=삼성전자)

최근 주요 반도체 제조 장비 납품 기간(납기·리드타임)이 최대 2배까지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글로벌 반도체 제조사가 동시다발적으로 공장(팹) 투자를 단행, 장비 구매 주문이 폭증해서다.

반도체 장비 납기가 생산 계획 중요 변수로 떠오르면서 제조사 간 장비 확보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다수 팹 건설을 추진 중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제조사도 조기 구매주문 검토 등 대응책 마련에 돌입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반도체 장비 시장의 70%를 차치하는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ASML·램리서치·도쿄일렉트론·KLA 등 상위 5개사 주요 장비 납기가 1.5~2배로 증가했다. 반도체 제조사가 구매주문(PO)한 뒤 장비 반입까지 걸리는 시간이 갑절로 늘어났다는 의미다.

적용되는 공정별로 다르지만 정상적 상황에서 통상 납기 6개월인 장비의 경우 주문 후 1년 이후에나 받을 수 있다.

글로벌 장비사뿐만 아니라 주요 국내 장비사도 납기가 늘었다. TSMC와 마이크론에 전공정 및 후공정용 장비를 공급하는 국내 A사는 일부 장비 납기가 기존 3~4개월에서 6~8개월로 증가했다. 마이크론에 후공정 장비를 공급하는 B사도 납기가 1.5배로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장비는 납기까지 1년이 넘는 것으로 전해진다.

반도체 장비업계 고위 관계자는 “미리 장비 생산능력(캐퍼)을 확보해 둔 장비사마저도 납기가 늘어 생산 라인을 풀 가동하는 상황”이라며 “생산능력 확충 대비가 안 된 기업은 몰려드는 주문에 납품이 계속 지연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장비 납기 증가로 현재 투자를 계획하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팹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장비 반입이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 당초 계획했던 팹 가동 시점이 늦어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SK하이닉스 구매 담당도 장비 업계 납기를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대응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반도체 장비 납기 증가를 고려해 기존 대비 시점을 앞당겨 구매주문하려고 한다”며 “장비 납기가 팹 투자와 가동 계획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대 사안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2021~2022년에도 반도체 장비 납기가 급격히 늘어난 적 있다. 당시에는 코로나19 대유행(팬더믹) 탓에 물류 등 공급망 자체가 작동하지 않았다. 이번 납기 증가는 상황이 다르다. 국가 및 기업별 대규모 팹 투자가 이어지면서 나타난 문제다.

인공지능(AI) 확산으로 인프라 투자가 늘자 반도체 수요가 급증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반도체 제조사는 곳곳에 팹을 지으며 장비 반입을 추진 중이다. 주요 장비사에 주문이 급격히 밀리면서 납기가 늘어나고 있다.

반도체 생산능력을 위해 각국 제조사의 팹 투자가 지속되는 만큼 장비 납기도 한동안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반도체 장비뿐만 아니라 팹 건설 등 설비 전반에 공급 부족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팹 구축에 필요한 설비 확보 경쟁이 더 뜨거워질 것”이라며 “선제적으로 설비를 확보하지 못하면 반도체 생산능력 주도권이 약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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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론·인텔·TSMC의 주요 팹 투자 추진 현황 - 업계 취합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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