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텔이 대규모 첨단 반도체 패키징 투자를 통해 파운드리(위탁생산) 부활에 속도를 낸다.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등 인프라를 확충, 첨단 패키징 생산능력을 대거 확대해 최근 확보한 파운드리 고객 대응을 강화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인텔은 글로벌 공급망 협력사를 대상으로 대규모 소부장 구매 주문을 진행 중이다. 다수의 소재·부품 및 장비 공급 계약이 이미 체결된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 소부장 기업도 일부 참여하고 있다.
사안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수조원대 규모 첨단 패키징 설비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며 “장비 납기(리드타임), 소재·부품 공급 시점을 고려하면 내년 본격 가동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일부 협력사와는 2028년 설비 투자에 대해서도 협력을 논의하고 있다. 투자 지역은 미국 현지와 베트남·말레이시아 등이 주요 패키징 생산 거점으로 언급된다.
이번 투자는 'EMIB(Embedded Multi-die Interconnect Bridge)' 생산능력 확대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전해진다.
EMIB은 서로 다른 반도체(다이)를 연결하는 인텔만의 독자적인 2.5D 패키징 기술이다. 반도체 기판에 내장된 실리콘 브릿지를 통해 반도체 간 신호를 주고받는데, TSMC가 주도하는 실리콘 인터포저 기반 2.5D 패키징 대비 가격과 생산성이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필요한 부분에만 브릿지로 연결해 정밀한 2.5D 패키징 구현이 가능하다.

인텔은 브릿지에 실리콘관통전극(TSV) 기술을 적용한 EMIB-T와 유리기판을 통합한 패키징 등 EMIB 고도화를 진행 중이다. 패키징 기술을 세분화해 고객 저변을 넓히기 위해서다. 이번 소부장 투자에도 차세대 패키징에 적용할 신기술이 다수 포함됐다.
이번 패키징 투자는 파운드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다. 인텔은 지난 2021년 파운드리 사업 재진출을 선언하며 첨단 공정(전공정) 개발을 추진했지만 대형 고객 확보에는 난항을 겪어왔다. TSMC가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첨단 칩 파운드리를 주도한 영향이 컸다.
패키징 투자는 반도체 파운드리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인텔만의 차별화된 역량을 강화하려는 전략으로도 풀이된다. 회로 미세화 한계 탓에 전공정으로 산업 전체가 반도체 칩 성능을 끌어올리는데 제한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난관을 첨단 패키징(후공정)으로 돌파, 파운드리 사업 전체를 안정적인 궤도로 올리려는 시도로 분석된다.
인텔은 전공정 고도화도 함께 추진,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있다. 인텔은 지난해 2나노미터(㎚)급에 해당하는 '인텔 18A' 공정을 본격 가동했다. 인텔 자체 칩뿐만 아니라 파운드리 고객에 제공하기 위한 설비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번 패키징 투자는 첨단 파운드리 공정 고객을 어느 정도 확보했다는 방증”이라며 “18A 공정과 첨단 패키징 투자 확대는 인텔 파운드리 부활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