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부 종목만 폭등하는 이 시대에, 월급으로 자산을 쌓는 사람은 더 쉽게 소외감을 느낀다. 남들은 하루 만에 연봉만큼 벌었다고 하는데, 정작 우리네 통장에는 월급이 아주 잠시 스쳐지나갈 뿐이다. 이 감정은 단순한 분노가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누리고 있는 기회에서 영원히 뒤처질지 모른다는 불안, 즉 포모(FOMO)에 가깝다. 문제는 이 포모가 단지 감정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소외감은 조급함으로 바뀌고, 조급함은 무모한 매수로 이어진다. 무모한 매수에는 언제나 후회만이 남는다. 그리고 이러한 사이클은 생각보다 자주 반복된다.
요즘처럼 인공지능(AI), 반도체, 전력 인프라 같은 일부 테마에 자금이 쏠릴 때는 '나도 지금 들어가야 하나'라는 압박이 크다. 그러나 폭등장에서의 추격은 대개 늦은 진입이 되기 쉽고, 늦은 진입은 더 큰 불안과 손실을 낳는다.
AI 시대의 역설은 여기 있다. AI는 투자 정보를 더 빠르고 더 많이 보여주기 때문에 정보 접근성은 향상시키지만, 동시에 불안을 증폭시킨다. 남의 수익률이 실시간으로 보이는 시대에는, 내 투자 성과보다 내 평정심이 먼저 흔들린다. 평정심이 흔들린 상태에서의 판단이 좋은 성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
월급쟁이에게 필요한 첫 번째 전략은 공부하는 자세다. 적어도 한두 분야의 지식을 준전문가 수준으로 키워야 한다. 그것을 바탕으로 내 소득 구조와 현금흐름에 맞는 투자 원칙을 세워야 한다. 흔히 남들이 한 번에 크게 버는 장면은 눈에 띄지만, 그것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다가는 망하기 쉽다. 내 자산을 키우는 힘은 대체로 꾸준함에서 나온다.
두 번째 전략은 남과 비교하느라 에너지를 낭비하는 대신 나 스스로의 기질과 역량을 알아야 한다. 남의 단기 수익률이 아니라, 내 저축률과 투자 지속기간, 생활비 방어력, 부채 수준을 객관화할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을 객관화할 수 있는 사람은 시장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다.
세 번째 전략은 AI를 조력자로 쓰되, 판단은 내 몫으로 남겨야 한다. AI는 종목 정리, 산업 구조 파악, 공시 요약, 시나리오 비교에 유용하다. 하지만 AI가 보여주는 빠른 결론을 그대로 매수 신호로 받아들이면, 오히려 무모한 감정적 매매가 더 증폭될 뿐이다. AI는 '무엇이 일어날 수 있는가'를 정리하는 도구일 뿐이다. 매매를 도와주는 AI도 있지만, 그러한 AI에게 조차 자본시장의 복잡도는 감당하기 버겁다.
네 번째 전략은 일부 폭등주만 보는 습관을 경계하는 것이다. 시장은 언제나 승자만 크게 보이게 만든다. 하지만 자산 형성은 늘 조용한 쪽에서 이뤄진다. 급등주 몇 개의 이야기보다 중요한 것은, 내가 3년 뒤에도 계속 시장에 남아 투자를 계속할 수 있는가, 위기 때 현금을 유지할 수 있는가, 생활이 흔들리지 않는가이다. 월급쟁이에게 가장 강한 무기는 공격성이 아니라 위기를 버텨내고 꾸준히 자산을 쌓는 것이다.
다섯 번째 전략은 자기 자신의 역량을 키우는 커리어 투자와 자산 투자를 모두 소홀히 하지 말고 함께 키우는 것이다. 시장에서 놓친 상승을 모두 따라잡을 수는 없지만, 내 소득의 곡선을 바꾸는 일은 가능하다. 결국 포모를 이기는 방법은 더 오래 버틸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시장의 열기는 잠깐이지만, 월급의 위력은 길다. 남들이 폭등장에서 수익을 자랑할수록, 월급쟁이는 더 차분하게 자기 자산의 속도를 지켜야 한다.
남들의 환호가 귓전을 때릴지라도, 자신만의 역량을 키워 수입을 늘리고 공부를 통해 차별화된 안목을 키워보자. 그러한 과정에 AI는 좋은 동반자가 될 것이다.
김장현 성균관대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