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조6000억원 영구채 대규모 조기상환 도래..."조달 여력 없는 발행 기업 유의해야"

2013년 발행한 영구채(신종자본증권) 조기상환으로 인해 일부 기업의 재무구조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감독원은 29일 일반기업의 영구채 발행 현황을 분석한 결과 올해 영구채 조기상환 규모가 3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1조3000억원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2012년 최초 발행 이후 현재까지 발행된 영구채의 30.2%에 이른다. 2013년 영구채가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된 직후 이뤄진 대규모 발행분의 만기도래 시점이 다가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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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은 일부 기업에서 조기상환으로 인한 급격한 재무구조 악화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금감원은 영구채 발행 이전 부채비율이 300%가 넘는 4개 기업의 사례를 들었다. 특히 2013년 3600억규모로 영구채를 발행한 모 기업의 경우 회사채로 영구채를 조기상환할 경우 부채비율이 6104%까지 급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조기상환이 시작되는 사모 영구채 발행 기업은 SK텔레콤(4000억원), 포스코(8000억원), 대한항공(2100억원), 포스코에너지(3600억원), 롯데쇼핑(2700억원), SK해운(5000만달러), 코오롱인더스트리(1030억원), 현대상선(2000억원) 등이다.

차환자금을 회사채가 아닌 영구채로 조달하는 경우에는 재무구조를 유지할 수 있어 당시 많은 기업이 영구채를 발행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영구채는 거래가 활발하지 않아 조기상환되지 않는 경우 유동성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며 “투자자가 투자 판단에 참고할 수 있도록 영구채 특징과 위험 및 발행 조건 등 이미 공시된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안내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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