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 소자로 사용하기에 적합한 '단결정 그래핀'을 빠르게 제조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UNIST(총장 정무영)는 로드니 루오프 자연과학부 특훈교수(IBS 다차원 탄소재료 연구단장) 연구팀이 '단결정 구리-니켈 합금 포일'을 이용, 단결정 그래핀의 성장 속도를 10배 이상 높일 수 있는 공정을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기존 그래핀 제작 공정인 화학기상증착법(CVD)은 주로 다결정 구리 기판을 촉매로 사용한다. 구리 위에 메탄(CH₄)과 수소(H₂) 혼합 가스를 흘려 탄소(C)만으로 이뤄진 그래핀을 형성하는 방법이다. 구리가 다결정이기 때문에 그래핀도 '다결정 그래핀'으로 자라난다.
하지만 다결정 그래핀은 탄소 원자의 결정립이 한 방향이 아니라 서로 어긋나 있어 전기전자도, 전하이동도 등 그래핀 고유의 우수한 특성이 저하될 수 있다.
그래핀 연구자들이 한 방향으로 결정이 정렬된 단결정 그래핀을 만들어 그래핀의 특성을 제대로 활용할 방법을 찾아온 이유다.
루오프 교수팀은 그래핀과 격자 구조가 비슷한 '구리 단결정'에 니켈을 더한 '구리-니켈 단결정 합금 포일'을 기판으로 사용해 단결정 그래핀 성장, 제조하는데 성공했다.
니켈 첨가로 그래핀의 원료인 메탄을 분해하는데 필요한 에너지를 크게 줄여 그래핀 성장 속도도 크게 높였다. 기존 구리 기판에서 약 60분이 필요했던 그래핀 성장 시간을 5분으로 줄였다.
루오프 교수는 “구리-니켈 단결정 포일의 표면 초격자 구조를 규명하고, 이를 이용해 단결정 그래핀의 고속 성장 방법을 찾아냈다”면서 “그래핀의 전자소자로 응용성을 높이고 다른 2차원 재료와 박막 연구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 말했다.
울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
